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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리뷰

메리디안 508.24 vs 클라세 CDP-1

최윤욱(mc7270@hitel.net)

수 년전부터 차세대 디지탈 포맷인 DVD에 대한 관심이 계속 되어왔다. DVD-VIDEO는 포맷이 정해지고 미국에서는 이미 대세를 굳혀가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그런데 유독 DVD-AUDIO만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지지부진한 양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니에서 SACD라는 것을 발표했는데 매체의 우수성은 인정할만 하지만 과연 대세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간다. 이러한 상황은 소스기기를 사야 하는 오디오쟁이에게는 혼란과 번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높아진 귀는 보급품으로는 만족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덜컥 고가의 CDP를 사자니 이 또한 불투명한 CD의 미래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오디오를 장만해야 하는 수 개월전의 필자의 상황이 바로 이러한 것이었다. 고가를 살수는 없고 DVD-AUDIO를 기다리자니 요원한 얘기고..

그래서 내린 결론이 200만원대 중고를 구입하자는 것이었다. 오디오에도 한계효용의 법칙이 존재하는데 단품대 300만원정도 까지가 가격 상승대비 음질향상이 확실하게 이루어진다. 300을 넘는 가격대에서도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음질이 향상되기는 하지만 그 향상폭은 300만원 이하 가격대의 그것이 턱없이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구매대상에 넣은 기기가 네 가지였다. 보우의 ZZ-8, 세타 마일즈, 메리디안508.24, 클라쎄CDP-1이었다. 보우는 필자의 프리가 풀 밸런스인데 밸런스 지원이 안돼서 탈락했고 세타 마일즈는 중고를 구할 수가 없었다. 이래서 구한 것이 메리디안 508.24와 클라쎄 CDP-1이었다. 508.24는 필자가 사용하고 클라쎄는 절친한 선배차지가 되었다.


Meridian 508.24


Classe CDP-1

몸통

두 제품 모두 픽업은 필립스의 12.4를 채택하고 있다.최근 발매된 508.24는 12.5를 채용하고 있다 필자 소유의 508.24도 12.5를 채용한 제품이다. 거의 비슷한 픽업인데 508.24에서 튀던 씨디가 클라쎄의 CDP-1은 문제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있었다. 둘 사이의 차이점은 클라세가 HDCD가 지원되는데 반해 메리디안은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장사익의 “섬"을 들어보면 CDP-1에서는 피아노 반주의 경우 저역 건반이 돌처럼 단단하게 재생되었다. 보컬의 경우 온기가 덜하긴 하지만 자연스럽고 유연했다. 보컬 음색은 맑고 깨끗한 편으로 물같은 느낌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가수가 노래 부르는 무대 크기가 커지고 무게중심이 약간 내려가 안정감을 주었다. 힘과 여유를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소리를 내주었다. 가수와 피아노를 제외한 빈 공간도 조금 더 깨끗하게 처리되었다. 508.24는 저역 건반의 핵이 덜 단단하고 핵과 주위의 빈 공간과 대비가 선명하지 않고 흐릿했다. 피아노 치는 손에 힘이 덜 들어간 느낌을 준다. 보컬의 경우 온기가 느껴지고 화사한 음색으로 표현된다. 아기자기한 느낌도 들고 나긋나긋하게 표현된다. 음악에 몰입하게 하는 능력은 클라쎄보다 조금 더 나은 것 같다.

무터 연주의 “찌고이네르바이젠"을 클라세로 들어보면 바이올린의 화려함이 조금 줄고 유연해지고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현악기 특유의 화사함의 표현은 부족한 편이다. 무대의 사이즈는 충분히 크고 특히 좌우의 펼쳐짐이 좋다. 악기들의 음상은 정확한 편이고 총주시에도 흔들리거나 산만해지지 않는 편이다. 특히 저역 악기의 음상이 안정적이다. 508.24로 들어보면 현악기의 화사한 질감이 확연히 느껴진다.온도와 찰기가 느껴지는 바이올린의 음색은 클라쎄보다 한 수위다. 총주시에는 저역 악기들의 음상이 조금 번지고 산만해지는 느낌이다.악기가 위치하지 않는 빈 공간도 클라세보다 보다 흐린 편이다. 무대의 깊이는 차이가 없으나 좌우로 좁아서 약간 답답한 느낌도 준다. 저역의 무게와 깊이는 얕은 편으로 덜 단단한 저역을 들려 주었다. 음상들을 정리 정돈하는 능력도 클라세에 비해서 약한 편이다.

캐롤 키드의 “오우텀 인 뉴욕"을 클라세로 들으면 기타 반주에서 쇠줄 냄새가 조금 베어 나왔다. 기타의 통 울림은 좀더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캐롤 키드가 좀더 여유있게 부르는 느낌이 든다. 보컬 음색에서는 온기가 덜하고 청명하고 시원한 음료수 같은 느낌을 준다. 가수의 위치나 기타의 위치는 좀더 분명하게 잡혔다. 508.24로 들어보면 기타 반주에서 기타줄이 약간 느슨해진 듯한 느낌을 준다. 줄의 위치가 흐릿해진 대신 쇠줄 냄새는 줄어들었다. 통의 울림도 약간 흐릿해지기는 하지만 자연스러움을 해치지는 않는다. 보컬은 온화한 음색으로 이쁘게 배음이 나와서 캐롤 키드의 매력을 충분히 표현해 주었다.이 곡 특유의 한적하고 나른한 분위기도 클라세보다는 잘 살려주는 편이다.빈 공간이 깨끗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이쁘게 착색이 된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다.

끝내기..

클라세 CDP-1은 무대 사이즈가 크게 음상 정위가 뚜렷하며 안정감 있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다만 음색은 이쁘고 따뜻한 쪽이 아니고 쿨 앤 크리어(Cool & Claer)한 편으로 현악기 보다는 금관악기에 더 어울리게 들렸다. 메리디안 508.24는 무대가 좁고 저역의 힘과 깊이가 덜했다. 음색에 있어서는 클라세보다 우위를 보여서 따뜻하고 화사한 음색으로 현악기나 보칼의 매력을 십분 살려 주었다. 다만 대편성곡에서는 다소 힘과 무게의 한계를 드러내었다. 대편성곡을 주로 들으면서 넓은 무대를 선호하는 경우는 클라쎄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되고 소편성 위주로 음색을 선호하는 애호가는 508.24가 더 어울릴 것 같다. 508.24는 XLO케이블의 음색이 생각나게 했고 클라세는 트랜스페어런트 케이블이 생각나게 하는 음색이었다. 프로악 1.5에서는 클라세의 단점인 음색에 온기가 더해져서 궁합이 좋았다. 508.24는 틸 CS6와의 조합에서 저역의 단점이 보완되었다. 사실 둘의 실력이 종합점수에서 난형난제라고 할만큼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필자의 취향으로는 망설임 끝에 클라세 손을 들어줄 것 같다.

시청기기

  • 프리 앰프: BAT 5i
  • 파워 앰프: 크렐 FPB300
  • 스 피 커: 틸 CS6, 프로악 리스펀스 1.5
  • 인터커넥터: 오디오퀘스트 다이아몬드 XLR(소스-프리), 카다스 골든 크로스 XLR(프리-파워) 스피커 줄: 너바나 SL-1
    * 메리디안508.24, 클라세CDP-1 모두 밸런스단만을 사용했고 클라세 CDP-1 이 BAT-5i 볼륨으로 세 칸 정도 게인이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