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지터 제거 모듈, M_clock

hifinet 2001. 12. 25. 11:15

문한주(raker@hifinet.co.kr)

모든 제품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저가의 CD플레이어로 재생한 소리는 고가의 CD플레이어에서 재생되는 소리와 비교해 봤을 때 음악을 들을 만하게 재생하지 못하고 있다.
대편성 곡에서 허덕거린다거나, 대음량에서 소리가 다소 뻑뻑하고 낑낑대거나, 아니면 해상도나 강약의 다이나믹한 표현의 재현에서 부족한 면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재생음은 현장감 있는 소리를 원하는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겠지만 사용자가 그런음에 차차 익숙해진다거나 욕심이나 기대치를 낮추기만 한다면 음악을 듣는 데에는 그다지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문제점과는 달리 CD플레이어의 재생음의 음역이 전체적으로 왜곡되었다거나 재생대역의 중심점이 고역 쪽으로 치우쳤다거나 음 끝이 갈라지는 것 같이 들리는 어수선함이 섞여 있다던가 지터의 영향을 많이 받아 신경질적인 재생이 된다면 시청자는 음악을 그야말로 마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듣게 되는 수준의 고통을 겪게 된다.
약간 억지를 써서 비유하자면 성량이 작고 높은음 처리가 약간 미숙하지만 노래를 요령껏 잘 부르는 사람과 목소리만 크고 고음은 갈라지고 멱따는 소리를 내는 사람과 같이 노래방에 가야 한다면 누구와 같이 노래부르고 싶겠는가 질문해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에 소개할 M_clock은 프롤로그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ZAP VR 버퍼 어테뉴에이터 등을 출시하여 좋은 평을 얻고 있는 프라임 오디오 에서 CDP등의 디지털 오디오기기의 지터발생을 억제해주도록 고안한 모듈이다.
지터가 섞인 재생음을 내주는 CDP의 내부부속을 이 모듈로 교체하는 방식을 통해 지터의 발생과 그로인해 파생되는 음질열화를 줄여 재생음의 개선을 꾀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는 이와 동일한 개념의 제품으로 LClock이 보급되어 왔었다.
이 M_clock은 LClock과 마찬가지로 CDP의 기판에 달려있는 지터 발생에 취약한 원래의 오실레이터 그리고 주변 콘덴서를 제거하고 모듈에 달린 전원관련 부속회로와 정확도가 높은 오실레이터로 대신 수행하도록 고안한 모듈이다.
두 제품이 다른 점이 있다면 LClock이 전압보정형 (VCXO) 오실레이터와 칩탄탈 콘덴서를 사용했다면 M_clock은 온도보정형(TCXO) 오실레이터와 산요회사의 오스콘 콘덴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TCXO형은 설치한 후 일체의 재조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세팅 및 시청방법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부속을 개조한 후에 다시 이전의 소리를 들을 수 없고 기억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객관적으로 개조의 효과를 입증하기 힘들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이번 리뷰에서는 이런점을 감안하여 보다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시청방법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였다.
M_clock의 설치 이전과 이후의 비교를 하기 위한 대상CDP로 Marantz CDP 63SE가 선택되었다. 개조를 하지 않은 제품을 한 대 더 수배하지 못했는지 제작자가 기판에 소켓을 달아 부품들을 교체하면서 비교를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시청에 사용될 음반들은 지터가 많은 CD재생장치를 통해서 쉽게 망가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들을 골랐다.
비교시청은 프라임 오디오의 시청실에서 이뤄졌다. 필자가 사용하던 제품들이 아니어서 제대로 된 시청기를 쓰지 못하게 될까 우려되어 필자의 귀에 익은 CEC2100 CDP를 들고갔다. (이 CEC2100은 이미 수 주일 전에 TCXO형의 클럭으로 교체한 것이다.)
Marantz63SE CDP와 CEC2100 CDP간의 비교를 쉽게 하기 위해 앰프의 셀렉터를 통해 선택을 할 수 있게 조정했다. 두 CDP에는 동일한 인터커넥터를 사용했다. Marantz 63SE의 게인이 CEC2100보다 약간 큰 편이었지만 시청의 목적이 두 기기를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고 Marantz 63SE의 클럭 교체 결과를 비교하려는 것이므로 두 기기간의 게인의 차이는 무시할 수 있는 것이었다.
처음 한 시간 동안은 대상기기의 성향이나 버릇등을 파악하고 소리에 익숙해 지는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서 M_clock장착/원래의 클럭 장착/M_clock장착의 A/B/A테스트를 통해 비교를 실시했으며 테스트 기간에 걸쳐 수시로 CEC2100을 참조하여 시청이 이뤄졌다.

시청결과

[M_clock을 장착한 Marantz 63SE]
CEC2100 CDP간의 성향 차이만 나타날 뿐 음악적인 재생을 하는데 저해되는 지터성 소리를 발견할 수 없었고 이번 시청이 오리무중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원래의 부품을 장착한 Marantz 63SE]
그러나 다행히도 생각보다는 쉽게 재생음이 문제가 있는 부위를 찾을수 있었다.
비욘디가 솔로를 맡은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 (Virgin veritas 7243 5 45315 2 1)의 1번 트랙에서 나오는 합주 down bowing에서 (현악기 주자들이 활을 아래로 긁어대는 것 : 0:53초~1:00분 사이) 귀에 거슬리는 낑낑댐이 발견되었다. 이어지는 2번 트랙 0:00~0:05초 간에도 동일한 문제점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보 포고렐리치가 연주한 바하의 영국조곡 2번 (DG 415 480-2)의 1번 트랙 1:00분 이후 경과부에서 소란해 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작 펄만이 연주한 바하 바이얼린 소나타 1번 BWV1001 (EMI CDS 7 49483 2)의 1번 트랙 0:30초 경과부에서 귀에 거슬리는 재생이 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찜머만이 연주한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DG 431 780-2)의 1번 트랙 01:45~02:06초 까지의 큰 음량을 처리하는 부분에서 소리가 깨지는 듯이 들렸다.

이런 몇가지 이상이 나타난 특정 시간을 기록해 놓고 다시 M_clock으로 교체한 후에 어떤식으로 처리되었는지 확인해 봤다.

[M_clock을 장착한 Marantz 63SE]
화성의 영감, 영국조곡 2번, 바이얼린 소나타 1번,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등 모든 곡들에서 특정시간대의 문제부분이 해소되어 소리가 정상적으로 들리게 되었다. 그로 인해 보다 정숙한 듯한 재생이 가능해 졌다.

맺음말

일전에 필자가 쓴‘지터 제거 모듈, LClock"이라는 리뷰를 읽어보셨던 분이라면 어째서 로버트할리가 설명했었던 것과 같은 지터의 청감상 느낌이 언급되지 않았고 해결되는 부분도 이와는 상이한 엉뚱한 리뷰를 했었을까 의문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그때 대상으로 삼은 Marantz CD-94의 특성 때문이라고 짐작해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Marantz 63SE의 경우에는 지터를 줄였을 때 지터의 청감상 느낌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 역시 CDP의 특성과 영향이 있는것이 아닐까 싶다.
다만 M_clock은 자신의 소리를 가지고 있는 부품이 아니고 디지털쪽의 신호를 생성시키고 있는 메트로놈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교체후의 엄청난 음질의 개선을 (모든 것이 다 좋아졌다는 식의)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가격적으로는 M_clock이 5만원 (개조대행을 원한다면 추가 설치비 2만원 필요, 택배를 사용하면 1만원 정도의 배송운임 추가 필요)이라는 점을 감안해 봤을 때 저가형CDP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도 관심을 끌 만하다. 현재 사용하는 CDP가 기본기는 잘 갖춰진 것 같았으나 귀에 거슬리는 지터의 성분을 가지고 있고 당분간 더 사용할 요량이라면 5~8만원의 투자는 충분히 할 가치가 있다. 독자분 중에 Marantz 63SE를 비롯하여 저가형 또는 고역이 거슬리게 들리는 CDP를 계속해서 사용할 의도가 있다면 M_Clock를 설치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고급형의 CDP로는 지터가 청감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을테지만 이 경우에도 M_clock으로 개조를 했을때 동작원리상 음질의 열화가 일어날 수 없는 것으므로 밑져봐야 본전이 될 것이다.

제작자에 의하면, 현재로서는 11.2896MHz와 16.9344 MHz의 클럭을 사용하는 CDP에 대해서만 장착이 가능하나 조만간 다른 클럭을 지원하는 프로그래머블 클럭 (제품명 미정)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TCXO오실레이터가 안정온도로 작동되는 10분 이후에 제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고 한다.
제품 외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굳이 꼬투리를 잡자면 현재로서는 대행설치할 수 있는 곳이 단 한 곳뿐이라는 점이 사용자에게는 불편함을 주지 않을까 싶다.
설치를 원하면 프라임오디오의 홈페이지 (http://www.primeaudio.co.kr)를 참조하기 바란다.

[강좌] 디지털 오디오의 스핑크스, 지터

[디지털] 지터 제거 모듈, LClock

시청기기
CDP : Marantz CDP 63SE, CEC2100 (TCXO클럭 교체품)
AMP : Prime Audio 시제품
Loudspeaker : NHT 2.5
cable : Transparent Music Link, 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