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온쿄 DV-S535

hifinet 2002. 1. 23. 12:53

노정현(evaa@hitel.net)

온쿄 DV-535

사실 저가형의 DVDP를 리뷰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재미없는 작업이다. 뭐 특별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있을까? 화질? 차이가 나면 얼마나 날까.. 사용자 인터페이스? 악랄한 설계가 아니고서야 사용자의 인간성 문제 아닌가.. 음질? 이는 프로세서쪽의 문제가 아닌가.. 2채널 아날로그 재생시의 CDP로서의 성능? 이정도 급에서 감동할만한 복합기가 나왔다는 소문은 아직 못들어봤다. 디자인? DVDP의 대부분은 일본제품이고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일본제품은 샴페인 골드 색상에 묻혀서 디자인은 잘 구분가지도 않는다. 독자들에게 좀 더 낳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싶다는 거룩한 사명감을 논하기 전에 일단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재미있을 만한 “꺼리"가 없다. 그럼 여기서 글을 그만 쓸까? 아니다. 그래도 뭐 재미있는 것이 없는지 좀 더 찾아보자.

기능 및 디자인



DV-S535

《제품사양》

  • Plays DVDs, CDs and Video CDs
  • DTS(R) and MPEG Compatible
  • 27MHz/10-Bit Video DAC
  • 96-kHz/24-Bit Audio DACs
  • 2 Digital Outputs for DTS(R), Dolby(R) Digital, MPEG and PCM (Optical/Coaxial)
  • Black Level Control
  • PAL/Auto mode
  • 1 S-Video Output
  • Component Video Output
  • Subwoofer Output
  • Acoustic Control features (Bass boost/Bass cut)
  • 3-Mode Zoom Function
  • Audiophile-Class Audio Performance
  • Dynamic Range Control
  • Slow Motion DVD Playback
  • 수입원 : (주)로이코 (02-335-0006)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파이오니어의 525보다 더 짜임새 있다고 보지만 샴페인 골드 색상의 전형적인 일본 제품의 느낌은 피하기 어렵다. 그리 인상적인 디자인은 아니다. 기능면에서 파이오니어의 제품과 대동소이한데 특징이라면 필자는 사용해 보지 않았지만 스크린 세이버를 제공하며 줌 기능 및 블랙레벨 조절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한 가지 무척 감동적인 부분이 있는데 바로 픽업 부분이다. 일단 트레이의 여닫힘이 매우 조용하고 안정적이며 부드럽다. 1년 동안 파이오니어 525의 덤프트럭 같은 트레이에 익숙해진 필자에게는 매우 생소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TV를 보다가 심심할 때 한번씩 리모컨으로 열고 닫아보고 할 정도로 부드럽고 매끈하게 움직였다. 타이틀 재생시의 소음도 파이오니어의 그것에 비하면 거의 무소음이라고 할 정도로 작았다. 이부분에서는 매우 쾌적한 느낌을 주는 제품이다.

    리모컨은 사진에는 없지만 일단 못생겼다. 버튼의 위치는 사용자가 익숙해지면 알아서 편해지는 것이니까 별 문제 삼을 부분이 아니고 타이틀 재생시 다소 불편한 점은 번호를 선택한 후 꼭 플레이 버튼을 눌러줘야 동작이 된다. 번호를 분명히 눌렀는데 재생이 안된다고 제품을 툭툭 쳐보기 전에 플레이 버튼을 누를 것을 권한다.

    뒷면을 보면 비디오 계통은 컴퍼넌트 단자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시스템에 맞춰 선택하면 되고 아날로그 오디오 출력은 RCA 두조가 준비되어 있는데 한 쪽은 일종의 가변(?)단자로 저음을 부스트 시킬 수 있는데 직접 사용해 보지는 않았다. TV와 연결하여 사용할 때 저음을 강화할 목적으로 설치했다고 한다. 디지털 오디오 출력은 옵티컬 및 코액시얼 단자 두 개가 있으며 DTS, Dolby Digtal 및 Pro Logic 그리고 MPEG2 출력을 지원하며 자체 디코더는 내장되어 있지 않다. 리니어 PCM 신호의 경우 96kHz 출력은 지원하지 않는다. 이 부분이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지만 현 상황에서 DAD 타이틀 등을 외부 DAC와 연결하여 플레이하지 않는 이상 특별하게 쓰일 일이 없고 96kHz 출력을 지원하지 않는 플레이어는 거들떠 보지도 않겠다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그리 문제 삼을 부분은 아닐 것 같다.

    후면 패널의 파워코드는 본체에 고정되어 있다. 이런 저가형의 DVDP에 달려있는 2극 파워 케이블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분이 아니라면 물론 문제 삼을 부분이 아니다. 단, 불의의 사태로 인하여 파워 코드에 접점 불량이 생겼을 경우 간단히 교체하기 쉽지는 않지만 파워코드를 잡고 제품을 휙휙 돌리지 않는한 일반적인 사용시 이런 일이 일어날 일은 별로 없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외에 슬로우 모션, 디스플레이 밝기조절, 서브우퍼 출력 등의 기능이 마련되어 있다.

    2채널 A/V 시스템?

    필자는 TV의 오디오 아웃풋을 앰프에 연결하여 사용한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이를 권한다. 이유는 단 한가지. TV 스피커로 시청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음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스피커 사이에는 29인치 평면 TV가 당당하게 버티고 있다. 잘 설치된 스테레오 시스템이 가져다 주는 감동중의 하나인 사운드 스테이지를 재현하는데 엄청난 장애요소이지만 TV와 VCR 그리고 DVDP를 연결해 놓고 사용하는 즐거움은 필자의 경우 사운드 스테이지의 손해를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즐겨 시청하는 드라마 “왕건"을 볼 때 두 개의 스피커 사이로 흘러나오는 배경 음악과 절 정돈된 대사는 드라마 시청을 더 즐겁게 해준다.

    그런데 “왕건"과 온쿄 535와는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DVDP의 2채널 아날로그 출력 때문이다. 필자와 같이 2채널 시스템만을 사용하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렇게 사용할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DVDP를 스테레오 시스템에 추가하고 싶은 사용자라면 같은 값이면 2채널 아날로그 출력이 좋은 DVDP에 더 관심이 갈 것이다. 물론 DVDP의 2채널 아날로그 출력은 VCR의 그것을 간단하게 능가한다. 대여 비디오만 보다가 DVD 타이틀을 접하게 되면 이건 감동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다.

    온쿄 535의 2채널 아날로그 출력은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온쿄 535의 매뉴얼을 보면 오디오 파일급 재생을 위해 버브라운의 96/24 DAC를 사용했다고 되어 있지만 막상 흘러나오는 소리는 필자의 파이오니어 525와 별 차이 없다. 일단 CD로 테스트해보면 보통 DVDP와 마찬가지로 빈약한 저역과 여위고 왜곡된 음색 그리고 밋밋한 다이내믹스를 경험할 수 있다. 일단 저역은 525보다 약간 더 무르다는 느낌이 드는데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본다면 자신있게 말할 정도는 아니다. 음악을 계속 재생해 보면 525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밸런스가 중저역쪽에 있고 535의 경우는 525보다 중고역쪽으로 치우치게 되는데 일반적인 CDP들에 비하면 둘 다 저역의 임팩트가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런 차이는 계속 사용하다 보면 이정도의 느낌이 든다 정도이다.

    사운드 트랙의 재생도 525와 비슷했다. 525쪽이 전체적으로 낮은 대역의 효과음이나 BG가 더 임팩트 있게 들렸지만 매우 작은 차이였다. 예를 들어 “글라디에이터"의 전차 결투 장면에서 전차가 달리면서 땅을 울리는 효과음 등은 525쪽이 다소 묵직하게 들렸는데 그 차이가 아주 미미했다.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러나 이 정도면 VCR에 비해 월등하게 훌륭하고 감동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이미 CDP가 있고 또 다른 즐거움을 위해 DVDP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보인다. 문제는 DVDP를 유니버셜 플레이어로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들인데 이 정도의 음악 재생 능력에 만족할 수 있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복합기로서 권하고 싶지는 않다. 전체적인 오디오 퀄리티는 파이오니어의 525와 아주 유사하기 때문에 필자의 파이오니어 DV-525 리뷰를 참조하기 바란다. 여기서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사항은 1년전에 필자가 525를 구입했을 때 당분간 참고 버틸 수 있는 기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버티고 있다. 1년이 지난 지금 대략 $2,000 선에서 사람들을 흥분시킬 만한 복합기가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필자처럼 기다린 사람이라면 일단은 자신의 예산에 맞는 적당한 CDP를 구해서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 인격을 위해 좋을 것 같다.

    화질

    필자는 모니터로 삼성의 29인치 완전평면 TV 29A7K를 사용한다. 발매당시 말이 많았던 제품인데 필자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기기의 연결은 컴퍼넌트 단자를 사용하였으며 화면은 16:9 아나모픽 모드로 세팅하고 TV의 와이드 기능을 이용하여 시청하였다. 화질을 비교할 때 소리를 듣게 되면 아무래도 소리의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에 앰프의 전원을 끄고 화면만 비교하였다.

    모니터는 “비디오 에센셜"을 가지고 세팅하였는데 일단 파이오니어 525와 535는 밝기에서 많은 차이를 보였다. 파이오니어 525 수준으로 밝기를 조절하면 흑백의 차이가 불명확하게 되버리기 때문에 모니터의 브라이트니스는 동일한 상태로 조절해 놓았다. 이 상태에서 보면 파이오니어 525는 매우 어둡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두운 화면과 밝은 화면 어느쪽을 더 좋아하냐는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파이오니어 525의 경우 화면의 어두움 때문에 디테일이 손상되면서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예를 들어 “비디오 에센셜"에 수록되어 있는 어둠속에 사람이 뛰어가는 장면을 재생해 보면 사람의 윤곽이 온쿄 535쪽이 더 또렷했고 블랙의 단계별 그라데이션 또한 온쿄쪽이 더 많은 단계를 보여 주었다. 온쿄 535쪽의 화면이 단순히 브라이트니스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 더 선명한 화면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밝기와 그라데이션 표현의 차이는 “글라디에이터"와 같은 타이틀을 재생해 보면 그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는데 전차 결투 장면에서 검투사들이 지하에 있다가 경기장으로 나갈 때 갑자기 밝아지는 광량의 변화를 535 쪽이 더 다이내믹하게 표현해 주었다. 좀 우습게 표현하면 러셀 크로와 그 일당들이 지하에서 나오면서 콜로세움을 둘러보는 신을 파이오니어 525로 보면 “비가 오려나?” 하는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는데 비해 온쿄 535로 보면 “우와 크다~."하는 느낌이 더 잘살았다.(이 부분을 오디오를 뮤트 시킨 채로 보시면 더 잘 느낄 수 있다)

    “The Rock"에서도 이러한 차이점은 그대로 나타났는데 험멜과 그의 부하들이 미사일을 탈취하려 잡입하는 장면에서도 온쿄 535쪽이 어두운 부분의 윤곽이나 블랙의 그라데이션을 더 정밀하게 보여주었고 미사일 격납고와 입구의 조명의 차이(격납고안은 푸른색의 조명을 주었고 그 밖은 보통의 야간 실내를 표현하는 요소 계통-이럴 경우 흔히 요소전구를 사용한다-의 조명톤을 보여준다)를 더 명확하게 보여 주었는데 컷의 전환시 격납고 안에서 얼굴이 뭉개지면서 죽어가는 병사와 문밖에서 그를 지켜보는 부관의 배경톤의 변화를 더 재빠르고 다이내믹하게 표현하였으며 부관의 얼굴에 묻어나는 반대편의 푸른 빛 또한 피부색과 구분하여 더 정밀하게 표현해주었다. 특히 이 신에서의 푸른색 조명톤은 매우 깨끗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는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 화면 자체가 다큐멘터리 필름을 흉내내려고 거칠게 표현되어 있는데다가 색의 변조가 심하기 때문에 온쿄쪽이 더 밝고 피부색의 표현이 조금 더 선명하다는 것 외에는 별 차이를 보여주지 않았다. 필자 개인적으로 이 타이틀은 화질을 테스트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데 일단 색의 변조가 심한데다가 화면자체가 거칠기 때문이다. 또한 거의 핸드 헬드(hand-held : 카메라를 고정시키지 않고 카메라멘이 들고 찍는 촬영. 잘못 찍으면 정신만 사납고 효과는 없다. 잘못 촬영한 대표적인 예는 바로 “쉬리”. 긴박감을 느끼기 전에 머리부터 아프다)로 촬영한 초반의 상륙신은 실제 필름을 상영하는 극장에서보는 것과 달리 디지털 데이터의 한계를 보여주는데 심한 카메라의 흔들림 속의 피사체들이 연속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자세히 보면 픽셀의 조합이 흘러간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프로그레시브 지원 플레이어에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플레이어에서는 극복되기 힘든 현상이다. 필자는 이 타이틀의 상륙신 도입부의 역광을 받으며 촬영한 해안선의 블랙 부분이 어떻게 차이 나는지 보았는데 별 차이 없었다. 짐작으로는 더 큰 화면으로 본다면 온쿄 535 쪽의 블랙 표현이 더 좋기 때문에 블랙이 더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을까 생각해볼 뿐이었다.

    535의 장점중의 하나는 화면에 표현되는 유광과 무광의 차이를 더 섬세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글라디에이터"에서 러셀 크로를 타이트하게 잡은 컷들을 보면 투구와 갑옷에 비치는 반사광과 피부에 비치는 반사광의 질감의 차이가 더 선명하게 표현된다. 파이오니어 525의 경우 무척 무난하기는 한데 이러한 질감의 차이가 매우 무덤덤하게 표현된다. 심하게 표현하면 온쿄 535의 경우 디퓨젼 필터 등으로 필터링한 것처럼 화사하게 보인다면 파이오니어 525는 맨얼굴을 그냥 베타 카메라로 촬영한 것처럼 밋밋한 느낌을 준다. 물론 파이오니어 온쿄 535가 색을 번지게하면서 이런 느낌을 준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피사체의 표면의 차이에 따른 반사광의 질감을 더 섬세하게 표현하는 쪽이 색감도 더 풍부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해 준다. 온쿄 535의 장점은 비슷한 가격대이면서도 이러한 화면의 차이를 더 섬세하게 표현하는데 있다고 보여진다.

    글을 맺으며

    온쿄 DV-535의 메리트는 화질이라고 보여진다. 비슷한 급의 다른 회사 제품들과 정밀 비교를 한 것은 아니지만 50만원대의 가격에서 이정도의 화질이라면 마음 놓고 선택할 만한 제품이다. 특히 2채널 시스템을 운용하면서 색다른 장난감을 찾으시는 분이라면 충분히 추천할만하다. 본격적인 A/V 시스템을 구성하고 싶다면 물론 더 높은 그레이드의 소스를 선택하겠지만 저가형의 A/V 시스템을 구성하려 한다면 꼭 눈여겨 볼만한 제품이다. 필자의 시스템이 2채널이기 때문에 멀티채널 재생시 오디오적 성능이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플레이어의 디지털 출력이 큰 하자가 없는 한 이 부분은 프로세서가 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논의 하기에 무의미한 부분이고 화질에 있어서는 가격을 생각할 때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보여진다. 채도 높은 색의 표현이 매우 깨끗하며 색상의 그라데이션이라든지 광량의 다이내믹스를 표현하는 능력도 좋은 편이며 어두운 부분의 표현은 과도한 상상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편하게 볼 수 있다. 2채널 오디오의 재생은 같은 급의 여타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고만고만한 수준인데 예산은 없고 DVDP의 한계는 알지만 복합기로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라면 다른 플레이어들에 비해 음질적으로 떨어지는 부분은 없으므로 추천할만하다. 50만원대에서 DVDP를 구하고자 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한번 살펴보시기 바란다.

    시청기기

  • DVDP: Pioneer DV-525, Onkyo DV-S535
  • Display: 삼성 29AK7 완전평면 TV
  • Inte Amp: NAD S300
  • Speakers: Focusaudio FS-78
  • Interconnects: Mogami neglex - unballanced
  • Speaker cables: Discovery Signature
  • Power cable: XLO ref.10a
  • etc.: BDR Type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