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디지털앤아날로그 캘릭스 콩 USB DAC / 헤드폰 앰프

hifinet 2010. 3. 2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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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캘릭스 콩(Calyx Kong)은 디지털앤아날로그(http://www.digitalandanalog.com)의 USB-헤드폰 앰프이다. 글쓴이는 디지털앤아날로그의 캘릭스 500 디지털앰프의 인상적인 성능을 이미 경험한 바가 있어서 이번 캘릭스 콩 역시 기대감을 가지고 시청에 임했다.

캘릭스 콩은 제품명이나 외관 모두 재미 있다. Kong은 우리말로는 먹는 ‘콩’을 연상케하고, 특히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초록색 앰프는 자연스럽게 연두콩을 떠올리게 한다. 한웅큼으로 쥘 수 있는 제품 크기까지 어우러져 정말 재치있는 제품명이란 느낌이 든다. 캘릭스 콩은 영어권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제품명으로 생각된다. 아마도 제작자는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시장까지 고려해서 작명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Kong 하면 자연스럽게 킹 콩(King Kong)이 연상되고 킹 콩의 강력한 힘도 떠오를 것이다. 외관도 인상적이다. 일단 제품의 가로 세로 깊이가 균형이 맞고, 통 알류미늄을 절삭한 케이스는 깔끔하며 도장 역시 매끄럽게 되어 있다. 디지털앰프 캘릭스500의 경우, 제품 실력에 비해 다소 겸손한 외관으로 약간 손해를 봤다고 할 수 있을텐데, 적어도 캘릭스 콩의 경우에는 그런 문제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캘릭스 콩이 제품명과 외관 만큼 재치 있고 인상적인, 뛰어난 성능을 보여줄 것인가를 알아 보기로 했다.



제품 설치 및 기술적 특성

제품 설치는 너무 간단하다. 캘릭스 콩은 Plug & Play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PC의 USB 포트에 USB 케이블을 꽂고 (USB 케이블은 A-B 타입이다.) 다른 한쪽을 캘릭스 콩에 연결하면 그걸로 끝이다. 전원도 USB 전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 전원 연결도 필요 없다. USB 케이블 입력 단자 반대편에 헤드폰 미니잭이 있는데 여기에는 헤드폰 케이블이나 액티브 스피커와 연결을 위한 미니잭 케이블을 꽂으면 된다.

사운드 설정이 딱히 필요하지는 않다고 판단되지만, 굳이 한다면 컴퓨터 오디오 세팅창에서 볼륨을 최대로 올리고 후단에서 캘릭스 콩을 통해 볼륨 조절하는 것 정도만 신경 써 주면 된다. 연결이 정상적인 경우, 캘릭스 콩의 LED에 옅은 파란색 불이 들어 온다. 볼륨은 LED 아래에 세로로 배치된 +/- 버튼을 눌러 조작하면 되고, Mute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Mute 버튼은 토글키라서 한번 누르면 소리가 나지 않고, 다시 누르면 다시 소리가 난다. 볼륨 조절과 Mute 버튼을 누르면 PC 화면에 상태가 제시된다. 미니멀리즘적인 캘릭스 콩의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는 아주 간단 명쾌했고 만족스러웠다. 제품 바닥면은 미끄러짐 방지 우레탄 고무으로 마감되어 있는데 이 부분에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캘릭스 콩은 DAC, 볼륨컨트롤, 헤드폰 앰프, 기타 액티브 스피커의 프리앰프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제품을 뜯어보지는 않았고 뜯어 본다고 해도 회로를 볼 줄 아는 것이 아니라서 회로 설계 측면에서는 말씀 드릴 내용이 없다. 다만 DAC에는 텍사스 인스투르먼트의 PCM2704 칩을 사용했다고 하며, 니치콘 캐퍼시터 등의 고급 부품을 적용했다는 제조사의 설명을 전해 드린다. 헤드폰 앰프 측면에서는 임피던스 매칭이 중요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래 제조사가 밝힌 제품 기술적 특성을 참고하시면 되겠다. 일반적으로 32 오옴짜리 민수용 헤드폰의 경우 무리 없이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제품의 기술적 특성

Function
- USB DAC
- Volume Control / Mute
- Preamp for Active Speakers
Specifications
- THD+N < 0.01%, 1kHz, >10kΩ
- THD+N < 0.02%, 1kHz, 32Ω
- SNR -98dB @ 1kHz, 32Ω
- Channel Separation -70dB @ 1kHz, 32Ω
- Dynamic Range 98dB, 32Ω
- Bandwidth limit = 140kHz @ -3dB, 32Ω
- Volume Control = 0 ~ -64dB
Dimension
- Net Dimensions: 52mm X 86 mm X 22mm (Width X Depth X Height)
- Net Weight: 167g



들어보기

제품 시청은 주로 Lenovo (이제는 더 이상 IBM이 아닌) Thinkpad X200 모델과 Dell Vostro 200 데스크탑 PC로 진행했다. 사운드 컨트롤러는 기본 내장된 Conexant High Definition SmartAudio 221 (X200)과 Realtek High Definition Audio (Vostro 200) 였다. USB 케이블은 아포지 미니 DAC(Apogee Mini-DAC)의 번들 USB 케이블, 후루텍 GT2, 그리고 Wireworld Starlight 케이블, Cardas USB 케이블을 번갈아 사용했고 본격적인 시청에는 Wireworld Starlight 케이블을 사용했다. 음원 파일은 MP3, 무손실 음원을 사용했다. 사용한 헤드폰/이어폰으로는 Future Sonics Atrio M5 커널형 이어 모니터 (32옴), 오디오테크니카 ATH-AD700 (32옴), AKG K240 Studio (55옴), AKG K26P (32옴), Beyerdynamic DT770 (250옴)을 사용했다. 캘릭스 콩과 비교를 위해서는 글쓴이가 보유한 아포지 Mini-DAC를 활용했는데, 사실 이는 무리스럽고 억지스러운 면이 많다. 왜냐면 아포지 미니 DAC는 캘릭스 콩 10개 정도를 살 수 있는 가격대 제품이기 때문이다.

레노보 노트북에 캘릭스 콩을 연결해서 듣는 순간 OEM 노트북 오디오 기능과의 차이, 캘릭스 콩의 가치는 바로 느낄 수 있다. OEM 노트북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다고 평하는 정도로는 캘릭스 콩 입장에서 기분 나쁜 비교가 될 것이다. 노트북 자체 사운드 카드와 헤드폰 단자를 통해 듣는 거칠고 조악한 음질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음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음악을 듣지 않는 무출력 상태에서부터 콩은 훌륭한 성능을 보여줬다. 노이즈 레벨이 한참 낮아진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순정 상태의 PC를 통해 듣는 음악은 지글거리는 잡음, 갈라짐, 매끄럽지 않은 음색, 자극적인 고역 등으로 인해 음악의 감흥을 느끼기 힘들 뿐 아니라, 음악 듣기로 인해 오히려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피곤해진다. 반면, 콩을 연결해 들을 경우, 이같은 다양한 문제들이 대부분 해소되면서 소리가 비약적으로 개선된다. 거칠거나 반대로 번들거림 없이 깨끗한 음질로 음악을 즐겁게 들을 수 있었고 자연스러운 귀결로 음악 듣는 피로감이 크게 줄어 들어 오랜 시간 동안 헤드폰을 사용해도 불편한 느낌이 없었다. 

본격적으로 다양한 장르와 압축율의 디지털 음원을 들으면서 콩의 특성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오디오테크니카 ATH-AD700와 연결하여 동일한 음악을 압축율을 달리하여 들어봤다. 콩은 압축율 차이를 잘 전해줬으며 이는 콩이 앞단의 음악 신호를 충실하게 잘 전달하는 기본기를 잘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주파수 대역별로 두드러진 특성이나 이상한 성향을 보여주지 않았으며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고역이 깨끗하게 뻗으면서 자극이 없었다는 점이다. 해상도도 나무랄 데 없는 성능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하이엔드 제품과 비교하면 부족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음색과 다이내믹스(매크로 &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측면에서 성능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특히 음색과 관련해서 콩은 Cool and Clear 사운드에 해당되는 성향을 보여줬는데 약간 더 따뜻하고 리퀴드한 쪽으로 튜닝이 된다면 헤드폰 사용자에게는 더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15만원대의 헤드폰 앰프에서 리퀴드하고 매끄러운 음색을 요구하고, 엄청난 다이나믹 레인지를 요구하는 것은 도둑 심보와 다름 없을 것이다. 글쓴이가 전달하고 싶은 것은 자연스럽게 하이엔드 제품과 비교를 할 정도로 콩의 실력이 확실하다는 점이다.

헤드폰 매칭과는 처음 예상했던 것처럼 32옴 짜리 민수용 헤드폰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글쓴이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헤드폰, 모니터링 이어폰들이 초고급 하이엔드 제품은 아니지만 다들 기본기가 확실한, 가격 대비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는 실력기들인데 전혀 아쉬움이 없았다. 다만 Beyerdynamic DT770 (250옴)과의 매칭에서만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는데 이 부분은 매칭 실패가 원인이라고 하겠다.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점은 usb 케이블에 대한 것이다. 글쓴이도 별로 납득이 가지 않지만 USB케이블에 따라 소리 차이가 났다. 콩이 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도록 USB 케이블을 신경 써서 고르시기를 권해드린다. 와이어월드 Starlight나 카다스 USB 케이블은 좋았는데, 이 경우 케이블 값이 콩 가격 보다 비싸다는 문제가 있긴 했다. 사용자의 예산 한도 안에서 다양한 USB 케이블을 시도해보시면 좋은 결과가 있으실 것이다.



맺음말

콩은 여러 측면에서 안심하고 추천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콩은 리뷰 기간 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다. (게다가 디지털앤아날로그의 게시판을 통해서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와 사용 편의성도 훌륭하다. 제품의 외형 디자인이나 만듬새도 깔끔하다. 가격도 이 정도 음질을 즐기기 위해 어렵지 않게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이다. 더 많은 분들께서 콩을 만나 즐거운 음악 생활을 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


최정호 

기기협찬: 디지털앤아날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