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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V-HR7500 DVD/HDD 레코더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5. 8. 2. 13:21

본문

서론
디지털 방송 이전의 DVD 리코더는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을 보존하기 위한 용도의 제품이었다. 그러다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서는, DVD 리코더의 목적이 TV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용도로 상당 부분 비중이 옮겨졌다. 일본 내에서는 DVD 리코더가 평면 TV, MP3 플레이어와 함께 신 가전 3인방으로 손꼽히면서 장기 불황 탈출의 원동력으로 꼽힐 정도지만, 우리나라의 사정은 다르다. DVD 플레이어보다는 VHS와의 콤보 제품이 인기였고, 하드디스크는 개인용 PC 쪽에서 MP3나 Divx처럼 불법 다운로드 받은 파일을 감상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또 케이블 TV나 위성 TV에 공영 방송 채널이 중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드디스크 리코더, 또는 DVD 리코더 제품이 나와주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방송의 전국 확대가 늦은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되겠다. 신 기술에 민감한 AV 애호가 입장에서는 DVD 포맷의 한계 때문에 HD의 1080i 해상도를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새로운 DVD 레코더를 출시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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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가로*높이*깊이): 430*79*250 mm
- 무게: 4.3 kg
삼성전자의 SV-HR7500은 하드디스크가 결합된 DVD 레코더로 160GB의 하드디스크를 내장하고 있다. 아마도 이 제품은 TV 방송 녹화 뿐 아니라, DV 캠 촬영 영상의 보존, 음악이나 영화 소스의 감상 등 다목적 용도로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실정에서 이러한 DVD 리코더는 수능 방송 녹화 재생 용도가 주 목적이 될 듯 한데, PC환경에서는 아이들이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접속을 하더라도 부모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부모가 녹화된 내용을 통제할 수 있는 하드디스크, 또는 DVD 리코더가 유용할 듯 하다.
이 제품의 하드디스크 용량은 수능 방송의 경우 50분 분량을 326편(10개월 분량)을 녹화할 수 있는 용량이 된다, 10개월 분량이라면 충분하다 못해 넘칠 듯 보이지만, 결국 하드 디스크의 용량이 가득차면, DVD 레코더를 활용 녹화 내용을 DVD로 굽는 것이 가능하다. 내장된 DVD 레코더는 DVD-RAM과 -RW/-RW 방식을 지원하며, 모딕스 등과 마찬가지로 Divx(MPEG-4) 파일도 재생이 가능하다.
DVD 디스크 내에서는 최대한 8시간의 장시간 녹화가 가능하다. 또 캠코더에 녹화한 내용은 IEEE1394(DV)를 경유, DVD-RAM이나 DVD-R/W로 복사가 가능하다. DVD 재생에서는 컴포넌트 단자를 통한 프로그레시브 스캔 방식을 지원한다. 내장된 비디오 DAC는 10비트/54MHz 사양으로 최신 DVD 플레이어급은 아니다.
제품 후면은 매우 단순한 편으로 컴포넌트 출력과 디지털 오디오 출력 등을 갖추고 있다. 또 마치 이어폰 단자처럼 생겼지만, 다른 삼성 AV 제품을 컨트롤하는 Anynet 단자가 있다. TV 리모컨으로도 삼성의 홈 시어터나 DVD 콤보 등을 함께 조작 가능하다.

DVD-ROM/-RAM/DVD-R/W
먼저 DVD-ROM부터 테스트. 소니의 36인치 CRT TV와 삼성 전자의 720P급 DLP 프로젝터인 SP-H800BK에 연결해서 최근 출시된 여러 DVD 타이틀의 화면을 감상해 보면, 화질은 조금 소프트하고, 부드러운 편이다. AV 애호가가 원하는 또렷하고 깨끗한 화면을 보여주진 못하지만, 적어도 특정 부분에서 눈에 거슬리지 않는 수준의 화면이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이 제품이 사용될 텔레비전은 일반적인 CRT 타입으로 20인치에서 29인치 정도가 될 것 같다. 그 경우엔 상당히 선명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다음은 이 제품의 핵심인 녹화 기능을 살펴볼 순서. 제품을 구매하면 공 DVD 디스크 1매(DVD-RAM)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그런데 필자에게 제공된 제품은 DVD-RW 2매가 들어 있었다. DVD-RAM과 DVD-R의 두 포맷은 DVD 포럼에서 공식적으로 승인한 녹화 가능 포맷. 물론 DVD+R/RW 포맷도 있지만, 현재 시점에선 미국과 유럽에선 DVD+R, 일본에선 DVD-R이 주류이다. DVD-R은 가격도 저렴하고, 원래부터 일반적인 DVD 플레이어에서 쉽게 재생할 수 있는 호환성을 생각해 만들었기 때문에, 일시 녹화 용도로 적합한 포맷이다. 그렇지만 반복 녹화 포맷으로는 에러가 다수 발생하는 DVD-RW가 절대적인 기준에서 적합하지 못하고, DVD-RAM이 사실상 가능한 유일한 선택이다. DVD-RW는 2회 재생 시에 가장 많은 에러를 발생시키며, 에러가 발생하면 계속적인 녹화가 불가능하다. 반대로 DVD-RAM은 구조적으로 에러가 적게 나고, 에러가 나더라도 일단 끝까지 녹화가 된다. 많이 비싼 편이지만, 반복 녹화 용도라면 그 정도 비용 지출은 합리화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은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실제 사용은 저렴한 DVD-R 정도면 충분. 반복 녹화 부분은 내장된 하드디스크로 해결하면 될 것이다.
중간 설명이 길었지만, 결론은 DVD-RAM과 DVD-R/W의 두 포맷을 모두 지원하므로 사용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는 것. D-VHS가 HD 영상을 기록할 수 있는 매체이긴 하지만, 광 디스크는 보존성이나, 재생에서의 편의성에선 테이프 매체에 전혀 비교할 바가 아니다. 한 가지 기억해 둘 부분은 여기서 기록한 DVD 영상을 다른 DVD 플레이어에서 재생하기 위해선 DVD-R/W 포맷을 사용하고, 파이널라이즈 과정을 거쳐야 한다.
SV-HR7500 모델에서는 챕터 생성 기능을 제공하여 DVD 재생 시에 검색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반대로 다른 DVD 디스크에 담은 내용을 하드디스크에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가능한 것은 아니고, 다른 DVD 플레이어에서 컴포지트나 S-비디오로 출력한 신호를 받아 하드디스크에 담는 것이다. 그리고 물론 여기엔 중요한 제한 조건이 있는 데 그건 복사 방지 시스템이 적용된 디스크는 녹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상용 디스크가 복사 방지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이 녹화한 DVD, 예를 들면 TV 방송 프로그램이라든지, 캠코더로 녹화한 영상 등에만 하드 디스크 녹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를 통한 TV 방송 녹화
일본의 인기 제품들과 달리, 디지털 셋톱 박스는 내장되어 있지 않다. SV-HR7500에는 아날로그 튜너만 내장되어 있고, 외부의 셋톱 박스 아날로그 출력을 S-비디오나 컴포지트로 받아서 하드디스크나 DVD에 녹화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날로그-디지털의 변환이 일어나므로 화질 열화가 없지 않다.
아날로그 수신 화면의 품질은 지역마다 달라지겠지만, 본질적으로 많은 노이즈와, 고스트 현상이 발생해서 디지털 방송에 비할 바는 아니다. 디지털 방송에 익숙해진 눈에는 거의 봐줄 수 없는 수준의 화면이 될 것이다. 따라서 테스트 과정 중에는 불가피하게 별도의 셋톱 박스에서 뽑은 컴포지트 출력을 연결해서 테스트했다.
디지털 셋톱 박스와 연결해서 녹화한 화면은 36인치 텔레비전에서도 충분히 볼만한 수준이 재생된다. 그리고 화면 크기가 작은 텔레비전에서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SV-HR7500에는 비디오 업컨버전 회로가 내장되어 있다. 즉 외부 영상 입력은 컴포지트 단자로 연결한 상태에서, TV에 컴포넌트 출력을 보내 녹화중인 화면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 녹화된 내용은 사용자가 원하는 제목 입력이 가능하고, 목록을 커서 키로 이동하면서 동영상 클립으로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튜너를 내장하지 않은 점은 이미 많은 셋톱 박스가 판매되거나 TV에 내장된 상태에서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 위성 방송, 위성/지상파 DMB 등의 다양한 소스가 등장하기 때문에 디지털 방송 만을 위한 셋톱박스를 추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녹화 장치에 셋톱 박스가 있으면, 타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녹화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 방송 프로그램 정보를 보면서 커서 키로 선택하여 예약 녹화를 할 수도 있게 된다.

DV 캠 동영상의 녹화
꽤 오래된 제품이지만, 필자가 갖고 있는 소니 TRV-30 DV캠에 IEEE1394로 연결해봤다. 물론 자동으로 연결 상태를 인식하고, DVD의 리모컨으로 DV캠의 재생/뒤감기/빨리감기 등을 조작할 수 있다. DV 캠의 영상을 전송해서 하드디스크에 저장해보고, 다시 DVD 레코더로도 녹화해 봤다. 녹화 과정은 대단히 간편하기 때문에 사용 방법을 익히는 데 큰 어려움이 없고, 저장된 영상의 품질도 별 다른 문제점이 없어서 만족스럽다. 그렇지만 근래에는 휴대폰이라든지 디지털 카메라의 스틸 사진이 DV 캠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 이 제품의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요인. 이를테면 소니에서는 TV에 메모리 스틱의 파일을 재생하는 슬롯을 장착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도 DSB-H500N 같은 셋톱박스 제품에선 멀티 메모리 카드 슬롯을 제공한다.

결론
블루레이나 HD-DVD가 가까이 다가온 것처럼 보이지만, 제조업체나 사용자나 아직 새로운 포맷을 맞이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 실제 쓸 만한 제품을 보려면 생각보다도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시장은 VHS DVD 콤보의 뒤를 이어 바로 하드디스크와 DVD 리코더의 복합 제품으로 인기가 넘어갈 때가 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 확대가 지연되고, 고속 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진 인터넷 환경 등이 새로운 시장 창출에 장애가 되었다. 삼성전자의 이번 DVD-리코더는 시장에서 꼭 필요한 제품이었지만, 다소 애매한 시기에 등장한 감이 없지 않다. 그렇지만, 현재 이용 가능한 거의 모든 AV 소스에 대응하는 종합적인 멀티 미디어 소스 기기 겸 녹화 장치. AV 매니아들이 만족하기에는 한 템포 늦은 성능과 기능을 지녔지만, 대신에 멀티 미디어 PC와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적절한 가격과 가족을 배려하는 제품(역시 가격적으로도)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달성했다.

시청에 사용한 기기
스피커 : Thiel CS2.4
DVD 플레이어 : 삼성 DVD-HD2000
앰프 : Linn KINOS 프로세서, Classe CAV-180 5채널 파워앰프
TV: 소니 KV-DW36h
캠코더 : 소니 TRV-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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