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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리뷰

에이프릴 뮤직 CD플레이어 CDA320

Posted by 남상욱 on 04/30 at 05:0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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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국내 하이파이 오디오 일렉트로닉스 제작사로서는 유일하게 세계 시장에서 높은 인정을 받고 있는 에이프릴 뮤직이 새로운 CD플레이어인 CDA320을 출시하였다. 작년 한해 해외의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스텔로 200시리즈의 제품들에 이어 새로운 모델로 양산되는 첫 제품인 것이다. 지난 몇번의 행보에서 보여지듯 에이프릴 뮤직이 출시하는 제품들의 첫 타자는 항상 CD 플레이어였는데 그만큼 에이프릴이 축적한 CD플레이어 제작 노하우가 상당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전체적인 외양과 사양은 이전 CDA200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서 upsampling 선택기능, 독립적 DA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외부 디지털 신호 입력기능 등이 탑재되어 있고 밸런스드 출력 한조와 언밸런스드 출력 한조가 구비되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도 있도록 했다. 깔끔하게 처리된 전면패널 역시 이전 모델과 디자인적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몇가지 변화가 이루어져 트랜스포트가 필립스사의 VAM1202으로 교체되었고 내부 DAC가 Burr-Brown사의 최신 DAC칩인 1794로 바뀌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전의 풀밸런스, 디스크리트 설계의 아날로그 모듈 역시 개선이 이루어져 좀더 S/N비 높은 재생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필자가 항상 주장하는 바이지만 나날이 발전해가는 디지털 기기들의 설계기술로 인해 매년 가격대 성능비가 월등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어 오히려 최근 새롭게 CD재생기기들의 전성시기가 열린 것은 아닌지 모를정도 인데, 작년 높은 평가를 받았던 에이프릴 뮤직의 DA-220이나 DP-200 그리고 국내에는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고 있는 Benchmark사의 DAC-1등이 바로 이러한 큰 흐름의 핵을 이루었던 제품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리뷰에서는 필자의 모니터링 DAC이기도 한 벤치마크 DAC-1과의 직접 비교를 통해 스텔로 320의 성능을 테스트 해보도록 하겠다. 작년 많은 상을 받았던 벤치마크사의 DAC-1은 독립 외장 DAC로 외국에서 1000불 정도에 팔리고 있는 제품이므로 국내에 수입된다면 리뷰기기인 Stello 320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가격이 형성될 수 있는 제품이고 해외의 경우에도 CD 트랜스포트가 내장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전히 동일한 시장의 경쟁자로 자리잡을 수 있는 제품이다.

In comparison
두개의 제품을 동일한 환경에서 비교하게 위해 프리앰프의 출력값을 세팅하였는데 의외로 Stello 320의 출력이 높은 것에 놀라게 되었다. 벤치마크사의 DAC-1의 경우 프로용 제품으로 설계되어 민수용 제품들에 비해 출력이 높은 편인데 CDA320에 비해 1.5dB정도의 차이만을 보였다. 이정도면 CDA320역시 패시브 프리앰프등을 통해 앰프를 직접 구동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전면의 패널을 통해 우선 업샘플링에 따른 소리 변화를 체크해 본다. DAC-1의 경우 업샘플링 주파수가 96kHz로 고정되어 있지만 동일한 칩을 사용하는 CDA320은 이미 아시는 대로 3가지 선택 사양을 가지고 있다.

몇몇 엔지니어에 따르면 업샘플링을 담당하는 DSP칩은 192kHz보다는 96kHz로 업샘플링하는 것이 좀더 좋은 측정값을 보이지만 실제 청취상으로는 192kHz쪽이 좀더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고 하는데 CDA320의 경우에서는 필자 역시 이러한 주장에 동의할 수 있는 결과를 들려 주었다. 192kHz로 업샘플할 경우가 고역의 확장감과 리퀴드한 중역 그리고 넓은 스테이징을 보여주며 가장 뛰어난 소리를 들려 주었으므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고민할 필요 없이 192kHz로 업샘플링 주파수를 고정하면 될 듯 싶다. 하지만 록음악과 같은 낮은 중역과 저역의 에너지를 많이 요구하는 음악들의 경우 96kHz의 세팅이 소리에 좀더 무게를 더하며 록음악에 필요로 하는 펀치감을 만들어 내므로 록음악을 즐겨 들으시는 분들이라면 96KHz의 세팅 역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두 제품을 비교해가며 가장 놀라운 점은 두 제품 간의 소리의 차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하이엔드의 목표가 실제의 소리를 그대로 재연하는 것이라고 할 때 제대로 설계된 제품의 소리가 그닥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자명한 이론이겠으나 그간의 실제 상황은 제품들간의 소리 차가 상당한 것이었기에 이러한 관찰은 필자로서는 매우 놀라울 수 밖에 없는 점이었다. 특히 전체적인 음역의 밸런스에 있어서는 저역의 떨어짐이나 고역의 개방감, 중역의 밀도 등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상당히 유사한 소리를 들려 주었다.

물론 프로용 제품으로 개발된 벤치마크의 경우 다소 음상이 앞으로 나오며 건조한 소리를 들려주는 반면 에이프릴의 소리는 좀더 laid-back하며 결고운 소리를 들려준다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tonal balance라는 측면에서는 마치 쌍둥이 형제를 보는 듯 유사한 소리를 들려 주었다.

필자의 레퍼런스 DAC인 dCS의 954와 비교해 보면 저역의 펀치와 깊이가 약간 떨어지는 성능을 보여주는 것 역시 희한하게도 닮은 부분이다. 그러나 6000불에 이르는 가격차이를 생각해 본다면 이 두 제품 모두에 최고의 가격대 성능비라는 칭찬이 아깝지 않은 소리를 들려주는 것 또한 동일하다.

John Mayer의 Heavier Things(Columbia CPK-2991)를 들어보면 일렉 베이스의 깊이나 양, 반응 속도등에서 별다른 차이없는 매우 표준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단 스네어의 attack시 DAC-1이 좀더 공격적인 음상을 형성하며 보컬 역시 약간 더 무게중심이 올라간 소리를 들려준다. 하지만 CDA320의 경우 스네어의 어택이 좀더 차분해지며 무대의 깊이를 더하며 보컬 역시 좀더 낮은 에너지가 실리며 무게를 더한다.

무대의 깊이를 포함한 입체적 무대를 표현하는 능력에는 CDA320의 손을, 록음악이 필요로하는 펀치감의 재연에 있어서는 DAC-1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 것 같다. 보컬의 무게가 좀더 실리지만 음상의 크기는 그대로 유지되며 정확한 이미징을 만들어내는 CDA320의 능력 또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고가의 dCS와의 비교에서는 저역의 양과 디테일, 그리고 중역의 펀치감에 있어 비교제품 둘 모두 약점을 보이지만 고역의 음색에 있어서는 좀더 silky한 음색의 CDA320의 선전이 돋보였다. DCS역시 프로용 제품으로 설계되어서인지 좀더 편안한 감상을 위한 고역으로서는 CDA320의 고역에 좀 뒤처지는 소리를 들려 주었다.

Matthias Metzger가 연주하는 Beethoven의 바이올린 소나타(hanssler cd98.462)를 들어 본다. DAC-1에 비해 좀더 많은 녹음공간의 잔향을 표시해 준다. 저역의 약간의 부풀음이 기분 좋은 음색을 만들어 준다. 포워드한 음상의 DAC-1이 확실하게 손해를 봐서 좀더 입체적이 된 무대가 음악감상의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바이올린 음색 역시 둘다 나무랄데 없지만 현의 입자를 표현해내는 능력에 있어 CDA320이 약간 더 앞서는 능력을 보여 주었다.

벤치마크의 경우 좀더 음상이 높아지며 중역대가 CDA320에 비해 약간 비는 듯 한 느낌을 주게 되는데 바로 이 부분이 현의 입자를 나타냄에 있어 약간의 뒤처짐을 보이는 이유인 듯 싶다. DCS에 비교해 보면 고역이 약간 닫혀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로인해 dCS 쪽의 디테일 표현이 좀더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역시 포워드한 음상과 함께 전체적으로 좀더 공격적인 음향공간이 형성되는 것은 민수용 제품과 프로용 제품의 설계이상의 차이를 느끼게 되는 부분으로 성능의 차이라기 보다는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취향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옳은 지점이다. 좀더 잘 다듬어지고 정리된 소리를 들려주는 CDA320이 필자에게는 음악감상이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어야 할 것 같지만 듣는 환경과 취향에 따라 다른 평가를 내리실 분도 있을 것이다.

Eiji Oue가 지휘하는 Minnesota Orchestra의 Belkins조곡(Reference Recording RR-95CD)을 들어본다. CDA320이 그려내는 3차원적 무대가 벤치마크와의 차이를 확연히 보여준다. 타악기의 어택의 표현에 좀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벤치마크의 소리이지만 타악기가 작열하는 가운데도 멜로디 라인을 연주하는 현악기의 디테일과 밀도에 있어 CDA320이 좀더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한발 앞선 소리를 들려 준다. 미세 다이내믹스의 표현에 있어서는 두 제품다 높은 성능을 보이며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주며 급격한 다이내믹스의 변화가 매력적인 곡의 특성을 제대로 표현해 준다.

그러나 두 제품 모두 dCS가 보여주는 좀더 정밀한 음상과 개선된 다이내믹스 표현에는 뒤지는 소리를 들려주었는데, dCS에 비교해 보면 악기간의 에지나 빈 공간의 묘사의 수준이 약간 모자라는 성능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CDA320이 들려준 포르테에서의 현악기의 밀도감과 넓은 깊이는 dCS에 전혀 뒤지지 않는 성능임에 틀림없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외부 입력을 받을 경우 내부 트랜스포트를 사용할 때 보다 좀더 어택이 강조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인데, 약간의 변화이기는 하나 CDA320의 디지털 출력을 다시 디지털 입력으로 받아 사용해서 록음악이나 댄스 음악과 같은 장르에서 좀더 낳은 펀치감(사실 지금만으로도 충분하기는 하다)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옵션으로 언급할 수 있을 듯 하다.
갈수록 진화해 가는 에이프릴 뮤직의 제품 설계 기술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며 500대 미만의 CDP로서 가장 먼저 선택을 고려해야 할 제품으로 강하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