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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리뷰

dCS P8i SACD플레이어

Posted by 문한주 on 01/02 at 05:2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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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S P8i SACD플레이어

서론-dCS에 관하여
1990년대 중반 이후에 클래식 CD의 음질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 뒤에는 dCS에서 발매한 프로용 장비들이 레코딩 관련 업계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필자는 믿고 있다.

dCS는 프로장비에서의 명성을 발판으로 오디오 애호가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디지털 오디오 재생장치를 출시해 왔는데 이것들 역시 예외 없이 당대 최고 수준의 제품 수준을 보여주었다. 더 놀라운 것은 제법 시일이 경과된 지금까지도 레퍼런스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는 데 있다. 가령 dCS Elgar DA컨버터(이하 엘가로 표기 )같은 경우 아직도 거의 대부분의 오디오 시스템에서 엘가에서 내보내는 신호를 100% 소화할 수 없을 정도다. 다른 부문의 오디오 제품이 앞으로 진화해 가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있음을 뼈저리게 실감하게 하는 디지털 오디오 재생장치 부문의 시금석이라고 부를만하다.

dCS는 그 후 올바른 업 샘플링*을 하는 dCS Purcell을 덧붙이면서 궁극의 레드북 CD재생 솔루션을 제시한 바 있다.

시일이 흘러 SACD 타이틀을 재생해야 하는 시대적인 요구에 대해서도 dCS는 여전히 시대를 앞선 레퍼런스 수준을 갖춘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dCS는 dCS Verdi La Scala 트랜스포트(dCS Verdi1394와 dCS Purcell1394의 DSD 업 샘플링 기능이 결합된 제품 )와 엘가 플러스 조합으로 SACD 재생의 레퍼런스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dCS는 플래그쉽 제품을 내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 더 많은 오디오애호가들에게 그들의 앞선 제품을 보급하기로 결정하고 기존 제품 대비 저렴한 제품을 마련해 놓았다. dCS가 만든 최초의 일체형 SACD 플레이어 P8i는 dCS 베르디 라 스칼라 트랜스포트와 딜리어스1394의 DAC 부분을 섞어 일체형으로 구성한 스테레오전용 SACD 재생기이자 DSD 업 샘플링이 가능한 CD 재생기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PCM 디지털 신호를 입력 받아 처리할 수 있는 DAC로도 사용할 수 있다.

스펙
재생가능 디스크: SACD 스테레오, CD, CD-R
아날로그 출력 : 싱글 엔디드 (RCA), 밸런스드 (XLR, 2번 HOT)
디지털 출력(CD): 동축 (RCA), 밸런스드 (AES/EBU)
크기/무게: W430×H95×D395mm / 12kg
비고: 워드클럭 입/출력 (BNC)
문의: 우리무역(주 ) 02-573-3743
권장소비자가격: \16,500,000

제품 구성
P8i의 높이는 낮은 편인데 깊이는 다른 dCS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깊다. 메인 스위치는 뒷면에 달려있고 전면의 버튼이나 리모컨을 통해서 전원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앞면 패널은 경사지게 깎아내고 금속 표면에는 광이 나지 않도록 미세한 요철로 가공해서 단순하다거나 평범하지 않게 보인다. 디자인 관점에서 다른 제품과 다른 것은 여러 색상이 나는 LED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다른 쪽으로 시각이 분산되는 것을 막았다는 점일 것이다. 버튼마다 테두리에 둥그렇게 둘러싼 LED가 붙어 있는데 현재 동작과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색상의 LED가 켜지게 되어 있다. 제품이 스탠드바이 상태에 있을 때에는 전원을 켜는 버튼에만 빨간색 LED가 켜져 있고, 전원이 켜진 후에 미디어가 트레이에 담겨져 있지 않으면 연두색 LED가 켜지고, CD로 인식되거나 동작중이면 빨간색 LED가 켜지고, SACD로 인식되거나 동작중이면 마젠타색 LED가 켜져 있고, 메뉴 조정 시에는 파란색 LED가 켜지는 식이다. 현재 펌웨어 버전에서는 음악 타이틀 재생 시에 LED를 끌 수 없게 되어 있다.

버튼 옆의 로터리 노브는 디지털 볼륨을 조정하는데 사용하거나 메뉴를 네비게이션 할 때 사용한다. 트레이 아래에는 디스플레이 창이 있고 문자는 호박색(amber)으로 표시되고 있다. CD text는 지원하지 않는다.

최고출력 전압은 2V(CD플레이어의 표준 )와 6V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는데 만약에 직결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10~-20dB 수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압을 선택해야한다. 디폴트값은 2V다.

엘가나 딜리어스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필터는 4가지가 제공되고 있다. 1번이 디폴트로 설정된 것이고 2번은 클래식에 어울리는 차분한 느낌을 주며, 3/4번 필터는 록음악 등에 선호될만한 용솟음치는 기운이 실린 듯한 효과를 준다.

기존 dCS 트랜스포트에 채용되었던 소니 메커니즘를 사용하는 대신 필립스 것을 사용했다. 모터 구동음은 소리가 작아 정숙성을 중요시하는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줄 수 있을 것 같다.

리모컨은 다른 dCS제품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각이 진 금속 덩어리이고 차가와서 손에 들고 조작하기 보다는 테이블에 놓고 조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번 리뷰 제품의 펌웨어 버전은 1.04다. 이 버전은 일단 동작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기능의 일부를 제한했거나 사용자 설정 지원이 부족한 상태지만 향후 무상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 정상적으로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버전에서 제한되어 있는 기능은 (1) SACD 레이어와 CD 레이어가 함께 수록된 하이브리드 SACD 타이틀을 재생할 때 CD 레이어 재생이 안 되는 것. (리모컨에는 SACD/CD레이어를 변환할 수 있는 버튼이 할당되어 있다 ) (2) 별도의 클럭 제네레이터로부터 클럭을 받아들일 수 있는 워드 클럭 입력 (3) 외부 장치의 PCM신호 입력 등이다.

사용자 설정 부분에서 약간 어설프다고 느껴졌던 것들은 다음 번 펌웨어 업데이트에서 고쳐지거나 메뉴를 통해 사용자가 선택해서 지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일례로 (1) CD 재생 시에는 시간정보와 트랙번호가 동시에 표시되는데 반해, SACD 재생 시에는 시간정보만 표시되고 트랙번호가 보이지 않아 리모컨의 display 버튼을 눌러 주어야 트랙번호 확인이 가능한 것. (2) 하이브리드 SACD의 경우는 인식이 끝나면 자동으로 재생되지만 SACD 레이어만 있는 경우나 CD 타이틀은 자동재생이 되지 않아서 동작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 등이다.

그밖에 희망사항으로는 미디어 인식 시간이 조금 빨라졌으면 좋겠다. 현재는 CD를 인식하는데 대략 15초 정도 걸린다. 이것은 카피 컨트롤 CD처럼 규격 외 디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만약에 CD 인식과 검증을 최적화 시킬 수 있다면 인식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세팅 조건
대부분의 청취는 dCS P8i의 디지털 볼륨을 이용하고 프리앰프를 사용하지 않은 직결 상태로 들었다. 프리앰프 부분을 통과하면서 가려지고 모호해지는 현상을 피할 수 있어 좀 더 투명하고, 선명하고, 생생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딜리어스나 엘가의 경우를 떠올려보면 둘 다 직결 시 장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녹음이나 장르에 따라서 좋은 것도 있었고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에 비하면 P8i는 대부분의 경우 불만을 찾기 어려웠다. 그 이유로는 CD 재생 시 PCM 신호를 DSD 신호로 업 샘플링한 덕을 많이 봤다고 해야 할 것 같고 SACD 재생에서는 포맷이 제공하는 월등한 정보량 덕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이러스 스마트 파워앰프 같은 경우에는 게인이 높아서 직결 시 -29dB 수준까지 볼륨을 낮춰야 했는데 이런 경우는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음질 상 불리해지므로 게인을 낮추는 트랜스포머를 사용한다던가 하는 조치를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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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S P8i의 뒷면

CD 재생에서의 DSD 업 샘플링 효과
소니 SCD-XA9000ES를 트랜스포트 삼아 딜리어스에 연결하여 듣다가 P8i를 막 연결해 듣게 되면 음색이 밝아진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되는데 이것은 PCM신호를 DSD로 업 샘플링 했을 때의 효과로 여겨진다.***

P8i가 밝아진 것 같은 느낌은 정상인 것이 왜곡된 쪽으로 변한 것이 아니라 제 밝기를 내주면서 음색이 정확하게 재현되는 것으로 보는 게 옳을 것이다. 밝게 느껴지는 것에 밝기는 한데 차갑고 시리고 냉랭함이 느껴지는 형광등 불빛 같은 밝음이 있는가 하면 잔뜩 풀무질을 해서 벌겋게 단 석탄이 내뿜는, 복사 에너지가 함께 느껴지는 이글거리는 밝음도 있는데, P8i의 밝음은 후자 쪽에 가깝다. 전자의 경우는 소리를 통해서 실체를 연상하는데 유기적인 연관성이 떨어져서 이질감이 들지만 후자와 같은 경우는 유기적으로 인식되어서 쉽게 실체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재생하기에 복잡하고 어려운 금관악기의 음색들도 왜곡이 적게 재생이 가능하다.

혹시나 이런 치열한 활기와 생생함이 그저 대역 밸런스를 고역 쪽으로 조작했을 때 발생하는 현상과 관련이 있나 싶어 페터 슈라이어가 부른 슈베르트 연가곡집 <겨울 나그네>를 비롯해서 각종 남성 가수들이 노래하는 음반을 동원해서 들어보았다. 남성 가수의 소리가 얇거나 가늘어져서 연령대가 젊어졌다든지 체중감량을 한 것처럼 들리지 않음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대역 밸런스는 이상이 없었다.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하고 소프라도 안젤라 게오르규가 노래를 부르는 베르디 헤로인을 들어보면 홀의 잔향이 정교하게 재생되어 홀로그래픽하게 무대 중앙에 떠오르는 가수의 음상을 머리 속에서 재생하는 게 아주 쉬워진다. 기본실력만으로도 공간을 그리는 실력이 뛰어난 dCS의 기본 능력에다가 업 샘플링이 덧붙여져서 좀 더 강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음색은 좀 더 컬러가 제대로 살아난 것처럼 들린다.

DSD 업 샘플링을 통해서 밝아지고 화려해지고 빠르고 투명해졌으나 분석적으로 들린다거나 튀거나 귀를 거슬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무드하고 리퀴드해지고 하모닉스 재생이 더 잘 되면서 아주 자연스러워진다. 연주자의 열정과 감정이 씻겨지지 않고 온전하게 전달되어 음악에 빠지게 쉽게 하고 음악가와 상호 교감이 이뤄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음악을 유기적으로 표현해 주는 DSD 업 샘플링 효과는 인상적이었고 흠을 잡을 수 없었다.

SACD 재생
SACD 포맷은 CD 포맷에 비해서 수록 가능한 다이내믹 레인지가 더 늘어나서 작은 소리는 더욱 작게, 큰 소리는 더욱 크게 수록이 가능해졌다. 음반사 입장에서는 SACD 포맷의 장점을 십분 살려 녹음하고 마스터링 한 것을 수록할 수 있게 되었고, 음반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그런 변화를 반기겠지만, 정작 SACD를 재생하는 장치를 만드는 업체의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이즈를 더 줄여야 하고 순간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파워를 더 키워야 한다는 숙제를 가졌다는 뜻이 되겠다. 비유하자면 쌀알에 글을 새길 정도의 섬세한 손을 가진 사람이 그 손의 아귀힘만 가지고 사과도 으깰 수도 있어야 한다는 주문처럼 들린다. 아니면 반대로 공사장의 굴삭기가 고참 취사병이 채칼질하는 정도의 속도와 정확성과 힘 조절도 쫓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일까 SACD에 수록된 정보를 모두 다 재생하는 것이 가능한 제품은 고가의 극히 일부일 뿐이고 거의 대부분의 제품은 그렇지 못하다.

필립스에서 발매한 SACD 타이틀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 (이반 피셔 지휘 )의 1악장은 새벽안개 사이로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는 풍경처럼 조용한 피아니시모로 시작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맹렬한 팀파니의 투티가 작렬하는 부분까지 등장하고 있어서 다이나믹 레인지가 무척 크다. 가격 면에서 두 등급 아래의 리그에 해당 될까 말까 하는 소니 SCD XA-9000ES SACD플레이어로 이 부분을 재생시켜 보면 팀파니의 파워를 설득력 있게 재현해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P8i로 들어보면 팀파니의 파워까지 모자람이 없이 당당하게 제대로 재현이 가능하므로 더 이상 상상력을 발휘할 필요가 없다. 이런 회심의 한방을 제대로 날려줄 수 있는 오디오를 통해서 음악을 듣게 되면 원곡이 가진 메시지와 음악가들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어 음악의 충격파가 감상자를 휩싸고 흘러가게 할 수 있다.

한편, 같은 음반에 수록된 CD 레이어를 딜리어스를 통해서 비교해서 들어보면 CD 레이어에 수록된 소리가 언뜻 듣기에 평균적으로 소리는 커지고 굵어진 것처럼 들린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면 평상시의 소리 크기와 클라이맥스에서 뿜어져 나올 때의 최강음 크기의 비율이 SACD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그러다 보니 끓어오르다가 터져나가는 음악적인 드라마가 상대적으로 덜 강렬하고 실연의 느낌과도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것처럼 여겨진다. 만약에 제대로 재생된 SACD 레이어를 들어본 경험이 없이 CD 레이어만 들어보았다면 그 정도면 음반에 들어있는 것을 다 끌어냈으니 그걸로 만족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제대로 재생된 SACD 레이어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CD 포맷에 신호를 수록할 때는 작게 연주한 소리를 조금 크게 재생되도록 하고, 매우 큰 소리로 나야 할 부분도 줄여서 요령껏 수록할 수밖에 없었다는 걸 눈치챌 수 있게 될 것 같다.

재생장치에서 발생하는 재생 규모의 한계는 꼭 규모가 큰 대편성 곡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곡을 틀어볼 때에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소니 SACD XA-9000ES는 가격을 생각하면 대단히 뛰어난 SACD 재생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피아노 몸통이 울려서 나는 소리라는 것을 충분히 실감나게 연상시킬 만큼의 파워를 내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약간은 상상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하지만 P8i에서는 그럴 필요 없이 그저 눈만 살짝 감아주면 그럴싸한 피아노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머리가 쉴 수 있게 되어서일까 편해지고 오랫동안 음악을 즐기게 해준다.

재생의 규모라는 관점에서 합격인데 그렇다면 얼마만큼의 디테일을 가졌을까?

P8i는 미소신호의 작은 차이까지도 표현해 낼 수 있을 정도로 해상력이 좋고 넓은 대역을 다룰 수 있어서 공간의 앞뒤와 위아래에 대한 묘사가 잘 이뤄진다. 이런 해상력이 좋은 제품들은 공통적으로 신호에 노이즈가 적게 섞여서 정숙하다는 인상을 준다.
또한 음악의 신호를 다루는 데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시간적인 요소, 그러니까 신호의 미시적인 변화를 한 치도 떨어지지 않게 민첩하게 재생하는 능력이 있어서 (트랜지언트 리스폰스와 엔벨로프 재생능력이 뛰어나서 ) 악기의 음색을 사실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 결국 섬세하다는 면에서도 모자람이 전혀 없다.

그런데 P8i가 다른 회사의 제품들에 비해 돋보이게 되는 이유는 단지 이런 개개의 능력이 뛰어나서 만이 아니라 만든 사람들의 취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음반에 수록된 신호를 가능한 한 왜곡시키지 않고 충실하게 내보내려고 하는 자세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인 튜닝에 있다고 해야겠다.
딱히 별다를 것 같지 않은 점이어서 특별히 돋보이지 않을 것 같은데도 이것이 유난히 돋보이는 장점이라고 꼽아볼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회사에서 마음먹고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덤벼든 제품들도 실제로 들어보면 만든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한 분야에 대해서만 극한으로 추구해 버려서, 한쪽에 치우친 특성을 가지고 결국 음악을 재생함에 따라 중심에서 밀려나게 하거나 특정 장르의 음악에는 잘 어울리지 못하곤 했기 때문이다. 가령 필요 이상으로 소리를 가늘게 하거나 조여서 신경을 날카롭게 한다거나, 신호를 왜곡시켜서 필요 이상으로 박력 넘치는 소리로 만든다거나, 아름다운 음색을 탐닉하지만 음악에서 야수적인 표현력이 필요한 부분까지도 아름답게만 소리 내려 한다거나, 재생규모는 크지만 미시적인 신호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어서 음색이 훼손되고 음의 생동감을 재생하는데 실패한다거나, 극한의 절제를 보여서 음악의 생동감이 희생되고 인공적이라는 느낌을 보이기도 하는 등 어색해진 사례는 제품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마무리
dCS P8i는 CD재생이 되었건, SACD재생이 되었건 간에 상상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완전한 재생 능력을 가졌다. 콤팩트한 일체형 제품이기는 하지만 여타 하이엔드 오디오 기반의 회사에서 내놓은 분리형 SACD플레이어조차 쩔쩔매게 만들 정도로 완벽한 음악의 에센스를 재생할 수 있다. 그리고 CD의 재생 능력도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에 많은 CD를 보유하고 있는 애호가들이 관심을 끌만하다. 특이한 소리를 추구하지 않으므로 오디오 매칭에서 특별히 유의하거나 가려서 해야 할 부분은 없을 것 같다. 또한 보너스 기능으로 부여된 PCM 입력 기능을 잘 활용해서 DVD나 멀티미디어 주크박스 같은 것들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확장성도 좋다.

dCS P8i는 dCS 상위제품을 스케일 다운 시킨 제품이지만 하이엔드 기반의 동시대 제품보다도 뛰어나고 앞으로도 웬만해서는 그들로부터 추월당하지 않을 것 같다. 주니어 제품으로 동시대 제품들과 맞서게 한 dCS의 도도하고 자신 있는 행보는 다른 회사들에게는 충격을 안겨주고 주눅 들게 할 일이 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는 최상 수준의 SACD 플레이어에 근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기뻐할 일이 되었을 것 같다.
이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은 제품을 사장시키지 않고 100%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P8i을 통해서 재생된 소리를 덜 훼손시키는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각고의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주석
* 퍼셀이나 dCS 972(프로용 샘플레이트 컨버터 )에서 채용한 업 샘플링 방식은 synchronous 방식으로 이미징에 재현에 문제가 없는 유일한 업 샘플링 장치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원 칩으로 업 샘플링을 구현한 나머지 모든 장치에서 사용하고 있는 크리스탈 세미컨덕터 CS8420 샘플레이트 컨버트 칩은 이미징 재현에 문제를 야기 시키는 asynchronous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dCS의 업 샘플링 장치를 제외한 다른 장치에서 사용된 업 샘플링은 불완전 또는 미완성의 기술이 적용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asynchronous와 synchronous 방식의 청취비교 실험이 궁금하신 분은 dCS 홈페이지에 있는 기술 백서 “Effects in High sample Rate Audio Material"를 읽어 보시거나 http://www.digido.com에서 마스터링 엔지니어 밥 카츠의 의견을 찾아보시면 되겠다.

** 펌웨어 업데이트는 CD를 트레이에 넣고 닫은 후 메뉴를 조작하여 이뤄진다

*** 이론적으로는 P8i의 디지털 출력과 디지털 입력을 케이블로 연결하면 DSD 업 샘플링을 바이패스해서 DSD 업 샘플링을 하지 않았을 때의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펌웨어 버전에서는 디지털 입력 기능이 지원되지 않으므로 확인해볼 수 없었다.

시청기기

소스기기: 소니 XA9000ES SACDP, dCS Delius DAC, Creek CD53
앰프: 마크레빈슨383L, 사이러스 X pre vs, 사이러스 스마트 파워 플러스, JVC AX-V8000 AV리시버 (비디오 섹션 power off, TUNER 아날로그 입력단자 사용, 디지털 볼륨 0.0dB로 세팅 )
스피커: 레벨 퍼포머 M-20
스피커케이블: 알파코어 괴르츠 MI2, 카나레 4S8G, QED silver anniversary 25th
인터커넥트: 몬스터 스튜디오 프로 1000(Bullet plug-BeCu버전 ), 카나레 GSR6-RCAP
파워케이블: 오디언스 PowerChord
기타 액세서리:
- Black Diamond Racing Cone type #3,
- Black Diamond Racing The Shelf,
- RPG Korea 어퓨저,
- 스카이비바 텍스보드 흡음재,
- 운영 21-1KA isolation transformer,
- AudioPrism Quiet Line,
- Cardas RCA/XLR caps,
- BluT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