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AVM Evolution CD-2 CDP

hifinet 2002. 2. 21. 22:36

조춘원(socio59@netsgo.com

디지탈 포맷의 변화에 따라 96/24 란 단어는 오디오파일들에게 매우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새로 출시되는 DAC,혹은 시디플레이어에는 96/24 대응이란 말이 빼놓지 않고 들어갈 정도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소프트 웨어는 거의 대부분 기존의 시디임으로 단순히 DAC 칩이 96/24를 지원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현재 출시된 96/24 DVD들도 체스키,클래식 레코드 등 극소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96/24 대응이라는 말은 그저 “첨단"의 이미지를 위한 마케팅 수단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게다가 차후 출시될 DVD-AUDIO의 디지탈 전송을 위한 규격이 아직 미정인 상태인데 이것이 결정되면 과연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자사의 96/24 대응 제품들을 제대로 업그레이드 해줄 것인지도 사실 의문이다.(dCS의 경우에는 전송규격이 IEEE1394가 될 것이라며 자사 DAC에 옵션으로 단자를 만들어 놓았다)

언제나 첨단의 제품들로 오디오파일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dCS는 일찌감치 업샘플러 “퍼셀을” 내놓아 기존의 시디를 차세대 포맷의 우수한 음질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dCS의 수입원은 와디아27ix등의 96/24 기능을 퍼셀과 연결해서 활용하라는 영리한 광고를 하고 있다) 그런데 퍼셀의 가격은 무려 5000불. 동사의 “델리우스"와 매칭하면 12,000불이다. 너무나 먼 가격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업샘플링 제품중에 저렴한 것으로는 파트커넥션이 출시한 D2D-1 (699불), 퍼페추얼 테크놀러지의 P-1A(950불)이 있다. 현재 96/24 대응의 DAC를 가지고 있다면 이런 조금 저렴한 제품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다. 다만 기존의 시디플레이어에서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분들에겐 너무 번거로운 조합이 되고 트랜스포트+업샘플러+DAC의 가격을 더하면 만만치 않은 가격이 되는 것이 흠이다.

시디플레이어를 리뷰하기 전에 너무 장황하게 말이 많았던 것은 이 “업샘플링 기능"이 이번에 리뷰할 AVM의 EVOLUTION CD-2의 가장 큰 특징이기 때문이다. “업샘플링 기능이 내장된 적당한 가격의 시디플레이어!” 라면 매력적이지 않을까?

  • 아날로그 출력: 밸런스/언밸런스
  • 디지털 출력: 동축,Toslink,AES/EBU
  • 크기: 435mm x 115mm x 330mm
  • 무게: 7.9Kg
  • 문의처: 에이프릴뮤직(02-3446-5561)

    AVM은 독일의 소규모 회사로 분리형 트랜스포트,DAC,플레이어,튜너,프리,파워,인티앰프 등 다수의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시청하게 된 EVOLUTION CD-2는 동사의 디지탈 소스 중에는 두번째 위치에 해당하는 중급기종이다.
    외관은 동사의 튜너,인티앰프등과 일체감이 있도록 만든 것인데 좌우 대칭의 모습은 평범한 수준이고 완전히 전원을 껏다 켜면 5초의 워밍업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다소 특이하다.(스탠바이시에는 2초) 아날로그 출력단자는 밸런스,싱글엔디드 각 1조씩이며, 디지탈 출력 단자는 토스링크,동축(RCA),AES/EBU등 3개이다. 트랜스포트 메카니즘은 CEC제(벨트 드라이브는 아님), DAC는 이미 많은 제품에서 사용되고 있는 버브라운 PCM1704를 채널 당 1개씩 사용했다. 디지탈 필터는 역시 버브라운의 DF1704이고 업샘플링은 크리스탈의 CS8420이라는 칩을 이용하고 하고 있다.
    트랜스포트는 그리 고급스러워 보이는 타입은 아니다. 들어가고 나올때 다소 소음이 있고, 필자의 경우 시디플레이어가 시청 위치 바로 옆에 있어 스킵,일시정지 시에 소음이 귀에 거슬리기도 했다.
    업샘플링 기능은 96/24,혹은 88.2/24로 선택이 가능하다. 다만 업샘플링 기능을 off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업샘플링 기능 자체를 검증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디지탈 출력 단자를 통해서는 44.1/16의 신호만 출력이 가능하다고 한다.
    리뷰시 함께 대여된 리모컨은 동사의 전제품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버튼이 모두 같은 크기로 되어 있는데다가, 많은 기능을 하나의 리모컨에 넣다보니 다소 불편했다. 세트가 아닌 시디플레이어 단독으로 판매될 경우를 생각해서 메리디안의 제품들에 들어 있는 것과 같은 작은 간이 리모컨이 함께 제공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비아 멕네어와 앙드레 프레빈의 I wan’t dance(Philips 442 129-2)에서 도입부의 베이스의 울림에 조금 부족함을 느꼈다. 퍼지거나, 모호한 것은 아니지만 양이 부족하고 어택이 없다는 느낌이랄까?  다만 실비아 멕네어의 보컬과 피아노의 터치는 아주 부드럽다. 거침이 전혀 없는 실키 사운드라고 할 만 하다. 일단 보컬과 피아노는 맘에 들었지만 저역의 부족함을 아쉬워하면서 다음 곡으로 넘어갔다. 비욘디의 비발디 화성의 영감10번(Virgin 7243 5 45315 2 1)은 현악기의 질감이 매끈하게 재생된다. 저가의 디지탈 기기로는 귀가 아프기 십상인 이 녹음을 매우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CD2를 트랜스포트로 사용한 클라세DAC-1과 비교를 해보면 고역은 AVM CD-2쪽이 더 오픈되어 있는 듯 하고, 현악기의 질감도 클라세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정도였다. 다만 저역의 양과,정확성은 클라세쪽이 더 우위에 있다. 쿵쾅거리는 드럼이 난무하는 팝이나 락에서는 CD-2로는 저역의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해상도 면에서도 비욘디나 불레즈가 지휘하는 말러1번 교향곡(CD 459 610-2)을 들을 때도 독주자의 악기 음색의 차이라든가, 악기들의 작은 다이나믹의 변화, 복잡한 패시지를 뒤섞여버리는 일 없이 잘 풀어낸다. 다만 말러 교향곡 1번 또는 레퍼런스 레코딩의 TUTTI(RR-906)에 들어 있는 대규모 관현악곡은 스테이징이 클라세 조합보다는 다소 작기 때문에 음반이 추구하는 스펙타클한 쾌감을 전달하는데는 다소 부족했다.

    하이파이넷을 통해 소개된 바 있는 헤겔의 CDP-2, 아캄의 알파9,곧 리뷰 예정인 아캄의 FMJ CD23 등과 함께 포스트 시디 시대를 앞두고 선택할 만한 기기중 하나라고 하겠다. 세밀한 해상도와 고운 질감을 즐길려고 하는 분이라면 AVM-CD2를 꼭 들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시청에 사용한 기기

    CD Player,DAC
    CEC 3100,Classe DAC-1
    AMP
    JeffRowland Concentra
    Loudspeaker
    B&W Signature 30
    Digital Cable
    HAVE/Sound&Video/Canare
    Interconnect Cable
    Cardas GoldenCross
    Loudspeaker cable
    Cardas GoldenCross
    Power Cords
    JPS Digital Cords,XLO Type10A
    Accessory
    파워웨지, 몬스터HTS1000, BDR 피라미드 콘, 도우즈 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