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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리뷰

CD Sound Improver

Posted by khs548 on 10/17 at 09:49 AM

김홍식(khs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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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 DESK CD SOUND IMPROVER

  • 외형치수 :  190(W)*140(H)*273(D)mm
  • 무 게 :  3.62kg
  • 전 원 :  220v 50~60Hz
  • 소비자가격 :  880,000원
  • 문의처 : 한주 교역(http://www.acrolink.co.kr/index.htm , 02-6316-9747)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는 진동을 차단하는 콘, 받침대, 각종 전원장치 등 다양한 음질향상 소품들(앰프, 스피커, 소스기기와 케이블을 제외한 나머지 장치들로서 이것 없이도 음악 재생은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소품으로 부르고자 한다 )이 넘쳐난다. 그야말로 소품 같은 것들이지만 가격도 상당히 나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은 수 많은 종류의 앰프, 스피커 중에서 좋은 기기를 선택하기도 벅찬 터에 소품까지 이것 저것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품이 음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거나 미미하다고 주장하면서 애써 외면하는 애호가도 없지는 않으나 이곳 저곳의 인터넷 동호회 사이트 등에서 들려오는 소품에 대한 품평에 귀가 솔깃해지는 것을 억누르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소품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옥석을 가려내는 것 또한 많은 시간과 경제적 피해를 필요로 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필자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다양한 소품 중에서 실질적으로 재생음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 결론이다. 달라진 소리가 더욱 실연에 가까이 간 소리인지 여부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하고 시간도 걸린다. 따라서 소품을 구입할 때에는 비록 가격이 스피커, 앰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하더라도 직접 들어보고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랑비도 계속 맞다보면 옷이 홀랑 젖을 수 있다.

    이번에 리뷰하게 된 속칭 “CD 깎기”는 진동 방지 콘 등과 같이 하드웨어를 보완하는 소품이 아니라 CD 등 소프트웨어를 조정하는 제품으로서 CD의 측면모서리를 깎아내는 다소 “엽기”적인 접근법을 활용하고 있다.

    “CD 깍기”를 생산하는 Audiodesk Systeme Glass사의 주장은, CD 테두리의 경사진 부분에서 빛이 반사함으로 CD플레이어의 픽업이 정확히 신호를 읽는 것을 방해하게 되는데, CD 테두리를 고르게 깎고 검은색을 칠해주면 난반사가 사라져서 상당한 음질 개선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CD의 안정적인 회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이고 있다. 제법 그럴듯한 아이디어이다.

    CD깎기의 모양새는 재미있게도 턴테이블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중앙에는 CD를 올려놓고 고정시킬 수 있는 원형 받침대가 탄성이 강한 고무줄에 의해 모터와 연결되어 회전하게 되어있고 커터가 달린 암(arm)대를 조정하여 CD 테두리를 깎는 구조이다. 깎여나간 찌꺼기는 박스 아래에 모아놓았다가 진공 청소기로 한꺼번에 청소할 수 있다. CD를 회전판 위에 고정시키고 모터 스위치를 조정하면 CD가 빠르게 돌아가고 암대를 회전판 가까이로 움직여 테두리를 깍으면 된다. CD를 깎고 난 후, 깎인 테두리에 같이 제공되는 검은색 싸인펜을 칠하게 되어있다. CD를 깎는 동안의 소음은 상당히 큰 편이라 다소 신경에 거슬린다. 그러나 CD 테두리에서 얇게 표피가 벗겨져 나가는 모습을 보면 이 정도의 소음은 당연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또 하나, CD를 제대로 깎기 위해서는 조금의 훈련이 필요하다. 시험 삼아 깎아볼수 있는 공CD가 제공되므로 몇 번 연습을 해보고 사용하기를 권한다. 잘못하다가는 아끼는 CD를 몇 개 못쓰게 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말해 CD 깎기의 효과는 분명 있다. 지금까지 300장 정도의 CD와 SACD를 깎아본 결론이다. 솔직히 말하면 2-3십여장의 CD를 깎아본 후에는 작업을 멈출 수 없었다. 재생음의 변화가 분명하고 예상보다 크다는 확신이 든 다음부터는 깍기 전후 음질 비교는 사실상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무작정 깎기 작업을 계속하게 되었다.

    CD 깎기로 깎은 후의 소리에서는 전보다 투명함과 디테일이 살아난다. 제조사의 말대로 불필요한 반사를 제거하고 신호를 더욱 정확히 읽어서일까. 투명함이 증가하면서 악기나 목소리 등 음원 하나하나의 생동감이 증가한다. 제프 벡(Jeff Beck)의 일렉트릭 기타 연주의 명반, Blow by Blow(SACD) 중 She’s woman을 들어보자. 깎기 전에 비해 핑거링이 명확하게 전달되고 빠른 속주부분에서의 경쾌함이 아주 좋다. 또한, 기타 줄을 피킹하는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음색의 변화도 훨씬 잘 포착한다. 발터(B.Walter)가 지휘하는 브람스 교향곡 4번(SACD)의 경우, 중간 중간 피어오르는 듯한 관악기들의 솔로가 주는 매력도 더욱 명확하고 도드라진다. 각 파트별 구분이 명확해 지면서 브람스 4번 1악장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주제 선율의 변주 앙상블을 만끽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너바나(Nirvana)의 저 유명한 Smells Like Teen Spirit의 초반부에서의 멋진 드럼도 더욱 강력하고 시원시원하다.
    더불어, 고역과 저역의 확장성도 감지된다. 특히 저역의 개선은 인상적이다. 대편성 교항곡의 경우 콘트라베이스 주자가 두서넛은 보충된 듯한 착각마져 드는 느낌이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CD마다 재생 음질 개선의 효과는 그 정도에 있어 차이가 있었다. 변화가 미미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였다.
    앰프, 또는 케이블 등의 교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CD에 손을 대는 것으로 재생음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기까지 하지만 그 효과에 있어서는 기기 교체의 그것에 비해 적다고도 하기 힘들었다.

    다양한 브랜드의 케이블이나 진동방지 받침대 등 수많은 장치나 소품들을 모두 들어볼 수는 없는 일이지만, 지금까지 들어본 제품들을 반추해 볼때, 음질 개선의 측면에서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종합적인 득실면에서는 없느니만 못한 제품도 다수 있었다.
    “CD 깎기"의 경우 “앞으로 전진”형 소품이다. 음질 면에서 손해보는 측면은 없다고 단언해도 좋을 만큼 음질개선 효과가 분명하면서도 특별히 이에 부수하는 단점이 보이지 않는다.

    가족들이 오디오라는 취미를 잘 이해해주는 행복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고 대체로 남을 의식하지 않는 축에 속하는 애호가라면, 속칭 “CD 깎기”의 일청을 권한다. 한번 그 효과를 맛보게 되면 거부하기 어려운 구매욕을 느낄 것이다.

    여담이지만, 재생음의 개선에 목숨을 거는 오디오파일이 아닌 이상, 웅크리고 앉아 무슨 장인이나 되는 듯이 시디 테두리를 깎고 있는 모습은 분명 정상적인 모습은 아닐것이다. 남들에게 비춰지는 이런 모습에 대한 걱정 때문인지, 아니면 조금이나마 개선된 음질을 얻고자 이런 짓(?) 까지 해야하나...하는 스스로의 자괴감 때문이었는지 되도록이면 다른 가족들이 집에 없는 시간을 택해 CD를 깎는 것이 마음 편하게 되었다. 이것이 오디오파일의 숙명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