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저렴한 감압 트랜스포머 자작하기

hifinet 2004. 5. 24. 04:10

220V>100V 감압 트랜스포머

문한주(raker5235@hanafos.com) 2004-05-24 02:07:03

아이솔레이션 트랜스포머는 전선을 타고 침입하는 노이즈를 줄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반대로 전원선으로 노이즈가 방출되는 것도 줄여준다. 환상적인 소리처럼 들린다.
그 대신에 치뤄야 대가가 있다. 코일이 감겨져 있는 트랜스포머의 구조는 전원의 임피던스를 높인다. 임피던스가 높다는 말은 전류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과 동의어이다. 전기적인 이론으로도 그렇고 경험치로도 그렇고 파워앰프처럼 전력소비가 많은 제품에 아이솔레이션 트랜스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미군용 폐기부품이니 호스피털 그레이드라고 현혹하는 고급 아이솔레이션 트랜스도 예외는 아니다. 어느 정도 소리를 흐물 거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몇 달은 참을 수 있을지 몰라도 몇 년씩 사용할 수 있을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반면에 소스기기나 프리앰프와 같은 경우는 전력소비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전송선의 노이즈를 방호할 수 있다면 좋은 출발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필자가 굳이 거추장스럽게 자리를 차지하는 아이솔레이션 트랜스를 생각하게 된 이유는 소스기기가 일본 내수용이어서 100볼트로 다운시키는 트랜스포머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솔레이션 기능이 지원되는 오디오용은 기성품은 대략 30~40만원대이고 전파사에서 파는 것은 3만원이면 족하다. 그런데 전파사제가 제공하는 110볼트는 일본 내수용 100볼트 제품에 사용하는데 최상의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필자는 전압을 임의로 높일 수 있는 전원장치를 통해서 220볼트, 230볼트, 240볼트 등으로 전압을 높였을 때의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전압이 올라가면 불필요하게 긴장되고 깨질 듯이 바스락대는 비음악적인 소리가 나는 경향이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중 모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스피커가 있는 뒤쪽 바닥에서 뜻하지 않게 필자가 찾던 대상을 발견했다. 전기줄 결선위치에 따라 220볼트를 100볼트, 110볼트, 120볼트로 골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아이솔레이션 트랜스였다. 간단히 플라스틱 덮개로 최소한의 전기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하고 고무발도 달려있지 않은 산업용 스타일이었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해서 귀에 솔깃했다. (모델명: 21-1KA, 복권형)

인터넷에서 해당 제품을 검색하여 대리점을 찾아가 복권식 1KA용량을 구입했다. 16cm 정도의 정방형이고 가격은 5만 4천원이다. 무게는 상당하기 때문에 들고 갈 생각을 하니 깜깜해 졌고 택배를 해달라고 할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갑자기 용량이 작은 제품을 사고 싶어질 정도였는데 소비전력을 알고 방문했더라면 좀 더 저렴하고 덩치도 작고 가벼운 아이솔레이션 트랜스포머를 샀을 수 있었을 텐데 (300A급)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적정 용량은 판매 담당자에게 계산해 달라고 부탁하면 된다.


막선 전원케이블 하나를 반으로 갈라 녹색인 그라운드를 제외한 나머지 선들 (사진에서 검정과 흰색 가닥)네 가닥 단말을 각기 압착단자로 처리를 한다. (필자의 경우는 굳이 멀티탭을 달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전원케이블을 갈라서 사용했지만 멀티탭이 필요한 경우라면 110볼트 멀티탭을 구해서 갈라 사용하면 된다.) 헤어드라이어로 수축튜브를 쪼그라지게 해서 절연을 시킨다. 이제 남은 것은 결선시킬 곳을 찾아 나사만 죄어주면 된다.

투명한 아크릴 보호판을 떼어내고,
220볼트 플러그쪽 (사진상부)을 0과 220이라고 적혀진 곳에 연결시킨다. 나머지는 0과 100이라고 적혀진 곳에 연결시킨다.
마지막으로 아크릴 보호판을 다시 연결시켜준다.

염려했던 험은 들리지 않았다. 전파사표 스텝다운 트랜스포머는 다시 창고로 보냈다. 고무발을 구입해서 트랜스포머 바닥에 붙여줘야 될텐데...

항간의 주장에 의하면 트랜스포머의 바닥을 무엇으로 괴느냐에 따라서도 재생음이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오디오는 이상한 경지까지 가본 사람도 많고 그 끝이 어디인지도 참 가늠하기 힘든 곳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