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욱(mc7270@hitel.net)
프롤로그
오디오에 입문하면 제일 먼저 관심을 갖는 것이 프리나 파워, CDP처럼 단품의 성능 일 것이다. 이러한 단품들을 업그레이드 라는 이름으로 몇 번 바꿔대는게 통상 오디오쟁이들이 밟는 과정이다. 매칭이 어떻고 저떻고 따지고 돈 값을 하니 못하니 하게 된다. 이러한 바꿈질 과정에서 기기를 연결하는 케이블의 영향을 알게 되고 이또한 업그레이드라는 이름으로 몇개의 케이블을 바꿔대기 일쑤다. 케이블 장난을 해본 정도면 초보를 넘어 중짜에 확실히 들었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 장난에서 멈추지 못하는 일부 극성 매니아는 드디어 파워코드라는 미미한 변화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된다. 이쯤 되면 북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인물이다. 파워코드 다음 단계 쯤 이 전원에 대한 개선을 이루어 보고자 전원장치를 다는 것일 것이다.
시작하기
전원에 대한 개선은 근본적으로 전원을 타고 들어오는 노이즈와의 전쟁이라고 할수 있다. 대략 방향은 3가지 정도가 있는데 60Hz교류를 직류로 바꾼 후 다시 교류를 만들어내는 무식하면서 결벽증적인 방법이 그 첫번째다. 이 방법은 노이즈 차단이라는 면에서는 아주 효과적이지만 복잡하고, 사실상 하나의 파워앰프를 만드는 셈이다. 따라서 용량의 한계가 있고 비용이 많이 든다. 두 번째는 차폐트랜스라는 것인데 1차 권선과 2차권선을 분리해서(분권)감고 그 사이에 동판을 두고 어스에 연결시켜서 노이즈가 2차권선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1차와 2차사이의 에너지 전달은 코아(철심)를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므로 보통의 막 트랜스보다는 효율이 떨어진다. 노이즈 차단 능력은 첫번째 방법보다는 못하지만 노이즈 필터 보다는 우수한 특성을 갖는다. 이것 역시 대용량을 하기에는 무게와 비용이 만만치 않고 트랜스가 가지는 숙명적인 문제 즉 진동이 생긴다. 결국 노이즈는 줄어들었지만 새롭게 소음이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마지막은 코일과 콘덴서로 로우패스 필터를 만들어 노이즈를 줄이는 방법이다. 보통의 노이즈는 60Hz보다는 수 백배 높은 고주파 성분이기에 고주파 성분을 감쇄시키면 자연스럽게 노이즈도 줄어들게 되는 원리인 것이다. 노이즈 차단 능력은 전자에 비해서 부족하지만 구조가 간단해서 크기가 작고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정류나 트랜스 방식 모두 전원 임피던스를 높아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노이즈 필터 방식이 에너지 전송면에서도 유리하다.
몸말
노이즈 필터라고 해서 시중에서 파는 노이즈 필터를 사다가 전원장치를 만들려고 하는 매니아가 있을 것이다. 필자도 그중에 하나 였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따져 보면 시중에서 파는 노이즈 필터는 노이즈가 걸러지지만 음질적으로 크게 개선을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감쇄되는 주파수가 상당히 높게 설계된 제품이 대부분이라서 오디오에는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디오용으로는 컷 오프 주파수가 낮아야 음질 개선에 효과적이다.컷오프 되는 고주파 에너지는 열로 변하기 때문에 컷 오프 주파수가 낮아질수록 발열량이 많아져서 용량(VA)을 작게 할 수 밖에 없다.
몬스터 파워 센타 HTS-1000의 경우 각 콘센트마다 기기를 표시해 두었는데 이렇게 한 이유는 전력량이 적은 경우(CDP나 튜너)는 3차 필터로 좀더 가파르게 감쇄되게 했고 컴퓨터 모니터용 같은 경우엔 2차 필터를, 그리고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앰프용은 1차 필터만을 채용했다. 용량에 따른 효과적인 설계라고 판단된다. 전부 8개의 콘센트가 있는데 각각 독립되어 있다. 보통 노이즈는 외부 유입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해서 벽체 전원으로부터 들어오는 외부 노이즈 차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을 많이 하는데 실은 외부 유입되는 노이즈보다는 근접한 기기에서 발생한 노이즈가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콘센트 상호간에도 노이즈를 차단해 주어야만 한다. 재미있는 점은 동축 안테나와 전화선도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있는데 이것도 노이즈 제거로 화질이나 음질이 개선된다고 한다. 필자는 전원 부분만 테스트 해보았다. 설계자인 리처드 마쉬(Richard Marsh)는 MIT의 Z-system을 설계한 사람으로 이 분야에서는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이라고 한다.
비교시청은 보통 파는 싸구려 막트랜스(단권,토로이달)를 기본으로 몬스터 HTS-1000을 추가했을때 음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확인했다. 시스템 중에서 프리와 CDP의 전원이 110V용으로 이 두가지의 전원을 바꾸면서 차이를 확인했다. 장사익의 “꽃"을 들어보면 막 트랜스에서는 다소 산만하면서 앞으로 나오는 듯한 느낌을 주었는대 몬스터를 연결하자 산만함이 줄면서 음상도 약간 뒤로 들어갔다. 피아노 반주의 경우 핵이 단단하고 여운이 원래 좀 부족한 녹음인데 저역의 해상력이 나어져서 핵의 위치가 분명해지고 단단해졌다. 가장 큰 차이는 무대 전체의 산만함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배경도 약간 더 깨끗해졌다. 막트랜스로 들을 때는 발음 끝에 “스""츠"하는 소리가 산만함에 가려서 별로 느껴지지 않았는대 몬스터를 붙이고 나서는 “스""츠" 하는 소리가 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구분되었다. 고역의 해상력도 약간 증가된 것 같다. 캐롤 키드의 오우텀 인 뉴욕을 들어보면 몬스터를 통해서 들으면 약간 얌전해지고 가수 위치가 좀더 분명해진다. 가수의 위치도 막 트랜스에 비해서 약간 뒤로 들어가 위치한다. 기타 반주의 경우 기타줄 본래의 소리와 배음이 좀더 명확해져서 기타통의 울림이 좀 더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무터 연주의 “찌고이네르바이젠"을 들어보면 바이올린이 선율이 조금 순해지면서 위치가 좀더 정확하게 잡힌다. 총주시 악기간의 위치구분도 좀더 분명해지는 느낌이다. 무대 사이즈는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고 위치만 아주 약간 뒤로 위치한다. 전체적으로 소리가 정확해지고 깨끗해짐을 느낄수 있다.
한국 SED의 차폐 트랜스는 방송국 등에서 납품 받아서 사용한다는 제품으로 만듦새가 믿을만 했다. 다만 미세하게 떠는 소리가 나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1차측 권선은 보통 220V하나만 되어 있으나 3개를 주문하면서 210,220,230V로 권선을 해줄 것을 요구해서 3개의 탭으로 했다. 이는 전압이 높거나 낮을 경우를 감안한 것이다. 2차는 110V 탭을 두개 내서 110V로도 사용하고 두 탭을 직렬로해서 220V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평소 이런 저런 전원장치 설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117V용 기기가 두개나 있어서 다운 트랜스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기왕에 살거면 차폐트랜스로 하자는 생각에서 구입을 했다. 실제로 필자 집의 경우 211V정도의 전압을 유지해서 210V탭에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다. 아주 운이 좋게도 1차측을 210V탭에 연결하면 2차측에 116V가 나왔다. 2차측이 110보다 높은 116이 나오는 이유는 트랜스 자체 손실을 감안해서 2차측 권선을 조금 더 감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 대충 알아서 조금 더 감느냐하면 그렇지는 않고 정격 용량의 70% 부하를 걸었을 때 원하는 정격전압(110V)이 나오게 감는다고 한다.(KS규격)필자의 경우 전체 부하의 40%도 채 안되게 사용을 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높게 나와서 운 좋게도 원하는 전압에 맞춘 듯이 맞게 되었다.
110V용 콘센트가 없어서 어렵게 청계천을 뒤져 1구 짜리를 구하고 노이즈 필터를 달아서 콘센트 마다 독립을 시킬려고 작업을 하다가 김철규님의 얘기를 듣고 과감하게 프리앰프용 코드의 플러그 부분을 잘라내고 흔히 러그 단자라 불리는 TB(Terminal Block)단자를 구해서 트랜스의 2차측 단자에 직접 고정을 해 버렸다. TB단자는 압착으로 단말 처리를 했다. 압착 후 납을 충진하는 방법은 기계적으로는 튼튼할지 모르지만 음질적으로는 고역이 흐려지는 경향을 보이므로 하지 않았다. 실제로 몬스터 HTS-1000도 선과 선의 연결은 납을 쓰지 않고 압착 단자를 이용하고 있다. 코드의 플러그를 잘라내고 직접 연결하는 방법은 간단해 보이지만 아주 기발한 발상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대 프로기기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CDP에는 JPS Digital 파워코드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고가라서 잘라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궁리 끝에 110플러그 접속단자에 나 있는 구멍과 차폐트랜스의 2차측 TB단자를 나사로 고정 시켰다. 접지는 220콘센트를 110용으로 바꿔주는 아답터를 분해해서 소켓 식으로 끼우게 고정 한 다음에 2차측 접지단자와 나사로 고정 시켰다.2차측이 0,110V 0,110V으로 되어 있어서 2개의 110기기를 각각 따로 분리해서 접속 시킬 수 있었다.
차폐 트랜스만을 연결한 음은 막 트랜스에 몬스터 HTS-1000을 연결한 경우보다 좀더 정돈되고 차분했다. 장사익의 “꽃"의 경우 소리가 변하는 방향은 몬스터와 유사했으나 좀더 그 정도가 컸다. 가수 위치도 조금 더 뒤로 들어가고 “스”, “츠"하는 소리도 좀 더 명확해졌다. 피아노 반주의 경우도 단단해지면서 핵을 분명하게 느낄수 있게 해 주었다. 전체적으로 몬스터보다 좀더 차분해져서 이 곡의 분위기에는 몬스터가 더 적당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캐롤 키드의 “오우텀 인 뉴욕"을 들어보면 캐롤 키드 목소리가 더욱 차분해지면서 배음이 섬세하게 묘사된다. 캐롤 키드가 목소리에 힘을 좀더 빼고 쉽게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가수의 위치도 아주 약간 뒤로 위치하고 입의 크기도 좀더 작아진다. 몬스터 보다 좀더 차분하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이 곡에는 몬스터보다 차폐트랜스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무터 연주의 “찌고이네르바이젠"을 들어보면 몬스터에서보다 아주 약간 무대가 뒤로 들어간다.깊이도 조금더 깊어진 듯 하다. 저역의 해상력은 좋아져서 총주시에도 흔들림이 적다. 바이올린 음상도 배경이 깨끗해지면서 좀 더 정확하게 잡혔다.
맺음말
차폐트랜스나 몬스터HTS-1000이나 산만함을 줄이고 무대를 약간 뒤로 위치시키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산만함이 줄면서 음상도 정확해지고 빈 공간도 조금은 깨끗해졌다. 저역의 해상력도 좋아져서 울림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몬스터에 비해 차폐트랜스가 고역 끝을 약간 이쁘게(둥글게 말아 올리는) 표현하는 면이 있는 것을 빼고는 둘 사이에 기본적인 개선방향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차분하고 안정되게 하는 능력은 차폐트랜스가 좀 더 나았지만 몬스터도 차폐 트랜스의 80% 정도 수준까지 육박해서 차이는 불과 20%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약 100불 정도라는 가격을 감안한다면 몬스터의 실력은 충분히 인정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비교 시청 하면서 몬스터와 차페 트랜스 모두 접지를 연결한 경우가 제 실력을 발휘했다. 몬스터나 차폐 트랜스 모두 접지를 연결하지 않은 경우는 자기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무 신호시 프리의 볼륨을 올리면 스피커에서 “샤"하는 잡음이 들렸는데 몬스터와 차폐 트랜스 모두 잡음을 줄이는 효과를 내주었다. 다만 접지를 하지 않은 몬스터의 경우 전혀 “샤"하는 소리가 전혀 줄지 않는 때도 있었다. 전원장치를 사용하지 않고도 접지 연결만으로 잡음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었다. 노이즈 차단에 있서 가장 기본은 접지의 충실한 연결이라고 하겠다.
후기
몬스터 제품은 현재로는 미국에서 주문 구입할 수 있으며 120V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20V 전원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들어오면 한 번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차폐 트랜스 제작 문의처: 한국 SED(032-678-1579)
몬스터 레퍼런스 파워 센터: http://www.monstercable.com
시청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