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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리뷰

퓨어케이블 RCAP GSR-6 인터커넥트

Posted by 문한주 on 07/20 at 10:22 AM

각자마다 추구하는 오디오 관이 있겠으나 그 중에는 오디오로 재생되는 소리를 가능한 한 오리지널 녹음 소리에 가깝게 하고 싶어 하는 목표를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분들은 오디오의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칫 간과하기 쉬운 케이블 까지도 그래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디오 신호는 직렬로 연결된 통로를 통과하기 때문에 그 중에 제일 취약한 부분으로 인해 전체의 재생 수준이 열화 되는 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손실이 최소화 되어서 원 소스의 소리에 최대한 가까운 케이블이 바람직하다는 개론적인 부분에 공감하더라도 현실적으로는 이를 입증할만한 케이블을 제시하기는 어려웠다. 대개의 케이블은 하나의 장점 때문에 나머지 부분에서 희생이 수반되는 제로섬 게임 같았고 하이엔드 케이블들이라고 해서 이 규칙에서 예외가 되지 못했다. 많은 케이블 업체에서는 자사의 제품이 음악적이거나 정직한 소리를 추구한다고 주장하지만 (음악적인 면에서 듣기 좋게 가미가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리지널 소스와 얼마나 가까운가 라는 관점에서 평가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필자는 대안으로 삼아 볼만한 프로용 케이블을 통해서 그런 관점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탐구해 봤지만 이 역시 어느정도 가까이 다가설 수는 있었지만 만족시킬 정도는 되지 못했다.

그런데 카나레 GSR-6 인터커넥트는 신기루나 무지개처럼 손으로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오리지널 소스의 소리를 최소한의 손상으로 전송 시키는 케이블’의 자격을 가지고 있었다. 완벽에 가까운 중립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해상력도 저하되지 않아 원본의 모습을 잘 간직하게 해준다. 어느 한구석 지나친 부분이 없고 중용을 잘 지킨다.


제품 설명

GSR-6선재는 GS-6라는 기존의 선재를 기반으로 해서 지오메트리를 수정한 것이다. 이상적인 케이블에 대한 여러가지 가설들이 설왕설래하는데 그 중에서 지오메트리가 가장 주도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이 선재를 커스텀 설계한 제작자의 의견이다. 선재는 일본 카나레 사에 특별 주문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세계에서 한 곳 뿐이다. 현재로는 싱글엔디드 신호 전송에 최적화된 선재만 나와 있지만 여력이 되면 밸런스드 신호 전송에 최적화된 특별주문 선재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단자는 압착식으로만 제공된다고 하며 손잡이(케이블 부츠라고 함) 부분의 길이가 짧아져서 외관상으로나 공간상으로나 유리해졌다. 기타 참고할 사항은 퓨어케이블 홈페이지 제품소개에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 구입처: http://www.purecable.co.kr
- 가격: 15만원 (1미터 페어 기준), 주문 길이 가능

테스트 조건

예전에 필자가 인터커넥트를 평가할 때는 기존의 제품과 비교하는 상대비교를 해오면서 익혀온 필자의 감을 가지고 평가했다. 개성적인 소리를 가지고 있는 인터커넥트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이렇게 하더라도 인터커넥트의 특성을 평가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커넥트를 판별해야 할 조건이 원래의 신호에 가장 가까운 소리를 내주는 것을 찾아야 하는 것이라면 상대비교 방법으로는 적절하지 않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필자도 수행하기 쉽고 남들도 쉽게 납득할만한 레퍼런스를 찾을 수 있을까 고민 하던 끝에 무식 단순한 방법을 찾아냈다.
필자가 여벌로 보유하고 있는 아캄 델타29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프리아웃 파워인풋 단자를 가지고 있으며 내부의 토글 스위치로 선택적으로 (1) 앰프의 PCB 기판의 구리 트레이스를 통해서 신호를 흐르게 하는것 (2) 외부의 프리아웃-파워인풋 단자를 통해서 신호를 흐르게 하는것 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신체 컨디션이 좋은 날을 골라서 토글 스위치만 조작해서 케이블을 비교하기만 하면 된다.
다만 인터커넥트는 앞단의 제품과 뒷단의 제품의 전기적인 설계에 따라서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 하나만 가지고 테스트 하다가는 오판할 수도 있다. 그 때문에 아캄 델타 290 말고도 두 벌의 다른 시스템을 통해서 꼼꼼히 재검했다.

평가 & 느낀점

카나레 GSR-6은 중립적이고 투명하기 때문에 자체의 특성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니 그보다는 역설적으로 다른 제품들이 중립적인 면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얘기해 보는 것을 통해서 그 가치를 느껴 보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원의 테두리를 그려서 달을 표시하는 방법이 있지만 주변을 검게 칠해서 달이 스스로 드러나도록 그리는 방법도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리버맨 오디오 고딕 인터커넥트
대역 밸런스 면에서는 제법 중립적인 편에 해당한다. 무거운 쪽으로나 가벼운 쪽으로나 치우쳐있지 않게 느껴진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보면 저역 쪽에서 급격히 롤오프 되어 저역의 에너지가 약간 부족하게 느껴진다. 이 점이 쉽게 눈에 띄지 않은 이유는 각이 진 소리이어서 음량이 더 크게 나오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인 듯 하다. 한편, 음의 이탈이 빠르지 못하므로 꿀이나 아스팔트 방울이 떨어지듯이 찐득찐득한 점성이 느껴진다. 안느-소피 무터가 연주한 베토벤 바이얼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DG SACD 471641-2)의 2악장을 들어보면 피아노 반주는 피아노 덮개를 완전히 덮은 듯이 피아노의 규모가 작아지며 단조로와져서 이상하게 들리며 바이얼린은 인위적인 딱딱함이 있어서 지나치게 몰아 부치는 듯이 들린다. 딱딱함의 원인은 해상력 부족 때문이다.

반덴헐 MC D501 인터커넥트
프로용으로 사용되는 고가의 선재인 만큼 제법 중립적이며 일정 이상 수준을 만족한다. 비록 전반적으로 무게 중심은 가벼운 쪽으로 기울어져 있기는 하지만 저역에서 급격히 롤오프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음의 이탈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음색은 미세하게 손상이 되어서 약간 무미건조한 방향으로 틀어지게 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어쨌든 필자가 1년 정도 신뢰하고 사용했던 케이블이다.

몬스터 Z200i 비교적 중립적인 캠프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나 밸런스는 살짝 무거운 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음색도 보존이 잘 되고 있다. 벨벳을 만지는 것처럼 따뜻하고 유려하며 친근감 있게 들린다. 음악을 들으면 긴장이 풀리게 하는 타입이다. 이런 성향 때문에 타악기가 많이 나오는 곡에서는 맥을 못추는 편이다. 팽팽함은 줄어들어 느려지고, 촛점이 흐려진 것처럼 느껴져 파워는 덜 실린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상력이나 디테일은 상당히 좋다. 윤택함과 풍부함에 부자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해상력이 뒷받침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스피드감이 느긋한 것을 빼면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이다.

리버맨 오디오 레드 드래곤
중립적인 사운드를 따르려고 하지 않았으며 어느 곡을 들더라도 우울하고 서러운 느낌이 들게 만드는 개성적인 음색을 가지고 있다.

김치호 케이블 캔디

빈티지풍으로 튜닝된 고색창연한 사운드. 고역은 롤 오프가 감지되며 중역은 두툼하고 쉽사리 부풀어오르지만 달콤하다. 의외로 킥드럼 소리는 익사이팅하게 들린다. 하지만 역시 대편성곡을 재생할 때 쉽게 부풀어서 오디오 시스템을 급격히 포화상태에 빠트리게 하며 사운드 스테이지의 공간 재생이 잘 되지 못하게 한다.

QED 실버 스파이어럴
중립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적극적인 왜곡을 통해서 소리를 풍만하고 거대하게 바꿔버리려고 한다.

카나레 L-4E6ATG (오리지널 터미네이션) 원래 선재 네가닥으로 터미네이션 인터커넥트 소리는 필자의 리뷰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저역이 과잉이고 중고역은 유연하지 못하다. 중립적이라고 할 수 없다.

카나레 L-4E6ATG (가닥 수 줄인 것) 저역이 조금 줄어들면 어떨까 싶어서 원래 심선 네 가닥 중 두 가닥을 단선시켜 봤다. 그랬더니 의도했던 대로 저역의 양이 줄어들어 밸런스는 정상범위에 들어오게 되었지만 에너지감이 약해지고 느슨해졌다. 특정 대역이 강조되거나 하지 않는 점은 좋았지만 트랜지언트 리스폰스가 썩 좋지 않아서 피어오른다거나 차오르는 소리가 잘 나와주기 보다는 피치가 내려간 것처럼 처지게 들리는 식이어서 음악도 재미가 없어지는 방향으로 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프로용 선재와 기성품 단자 조립품
카나레 GSR-6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제일 기쁨을 가져다 주었지만 이 역시 중립적이지는 못했다. 단자에 따라서 결과가 들쑥날쑥한 편이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단자 조합에 따른 경험담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이제는 정리를 하기 위해 다시 카나레 GSR-6로 돌아와야 할 차례다.
오리지널 소스에 근접하면 할수록 나오는 힘은 결코 약하지 않다. 강렬하고 진하고 당당하다. 이제껏 더께 때문에 가려져 있었던 근본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의 그 기분은 정말 감동적이다. 이제껏 케이블 때문에 이런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억울하다.

한편, 의도적으로 가녀리게 들리도록 조작된 케이블을 사용해 오던 사람은 좀 더 입체적인 것처럼 들리고, 좀 더 열려져 있는 것처럼 들리고, 쏙쏙 들리도록 해서 해상력이 있는 것처럼 들려주는 기존 케이블이 더 좋게 느낄 수도 있다.
반면에 원래 녹음에 담겨져 있는 소리는 특정 부분을 선명하게 강조하지는 않고 full body가 나와준다. 모든 것이 다 담겨져 있으며 한 가지 특성으로 구분 지을 수 없다. 자극적이지도 않아서 평범해 보일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원래 소리 보다 오디오적으로 가공되고 정리된 소리가 좀 더 그럴싸하게 (익사이팅 하게 들린다는 관점에서) 들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른다.
그런데 잘 들어보면 오디오적으로 가공된 케이블에서는 제대로 재생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음악에 실린 무게의 중심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서 노래를 부를 때 힘 빼고 부르듯이 들린다. 발성에서 힘이 제거된 듯한 소리는 좀 작위적이다.
GSR-6는 노래를 부를 때 배에 힘을 주고 발성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좀 더 사실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피아노 건반을 누를 때도 우아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피아노의 타악기적인 충격과 에너지가 손상되지 않고 고스란히 재생된다.

마무리

필자는 이번 리뷰를 통해 이러 저러한 경험을 하다 보니 부적절한 케이블이 끼워져 있는 분리형 앰프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보다 좋지 않은 소리가 나게 될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
카나레 GSR-6 인터커넥트를 사용하게 되면 오디오 시스템의 가격을 불문하고 오디오에 잠재되어 있는 능력이 고스란히 나와주게 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틀린 길을 가게 만드는 케이블 때문에 올바른 길을 가려는데 지장을 받았던 사람이라면 고마워 할만하다.
성능을 생각하면 가격도 놀랄 만큼 저렴하다. 쌍수를 들어 적극 추천한다.
필자는 이 제품을 리뷰하고 나서 메인 시스템과 서브로 운용중인 멀티채널 오디오 시스템에 사용하려고 몇 벌을 구입했고 사용한지 벌써 수 개월이 지났다. 이 제품을 만나기 전에 수개월에 걸쳐 전쟁처럼 치뤘던 케이블과의 씨름을 생각해 보면 이제는 신경 끄고 다른 부분에 신경을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시청기기

  • 소스기기: 소니 SCD XA9000ES, 소니 DVDP NS900V
  • 앰프: 마크레빈슨383L, 아캄 델타290, JVC AX-V8000 AV리시버(바이 앰핑, cc 컨버터 on, 비디오 블럭 전원 off)
  • 스피커: 레벨 퍼포머 M-20, 에포스 M12.2, 에포스 M12
  • 스피커케이블: 알파코어 괴르츠 MI2, 카나레 4S8G
  • 디지털케이블: 프라임 오디오 액티브 모듈 시제품, 카나레 RCAP-L3C2VS
  • 파워케이블: 오디언스 PowerChord
  • 기타 액세서리:
    - Black Diamond Racing Cone type #3,
    - Black Diamond Racing The Shelf,
    - RPG Korea 어퓨저,
    - 스카이비바 텍스보드 흡음재,
    - 자작 아이솔레이션 받침대,
    - 운영 21-1KA isolation transformer,
    - AudioPrism Quiet Line,
    - Cardas RCA/XLR caps,
    - BluT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