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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리뷰

에소테릭 UX-3

서론
에소테릭의 유니버설 플레이어나 SACD 플레이어는 우수한 음질로 정평이 나 있다. 작년에는 UX-1 유니버설 플레이어와 X-01 SACD 플레이어라는 일체형 제품 중에서 최고급 기종을 선보였고, 기존의 인기 모델인 DV-50은 DVI를 탑재한 DV-50S 모델로 업그레이드했다. 유니버설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초고가의 최고급 모델로 P-01과 D-01의 SACD 플레이어도 발표했다.

X-03 유니버설 플레이어와 UX-3 SACD 플레이어는 최신작으로 X-01과 UX-1의 바로 아랫 모델이 된다. 이 자매 모델은 동일한 외관을 갖고 있으며, 내부 사진이나 주파수 특성 등을 봐도 거의 동일하다. 두 모델의 가격 차이는 5만엔 정도로 이것이 DVD 재생을 위한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UX-3의 가격 대 성능 비가 더 높은 편이지만, 과연 두 모델의 음질 차이가 있는 지는 비교해보기 전에는 모를 일이다.

에소테릭의 설명에 따르면, 이 두 모델은 플래그십 모델의 기본 성능을 유지하면서 아날로그 음성 출력을 2채널에 한정하고 멀티 채널 출력은 i.Link로 대응하도록 한 합리적인 구성을 취했다. 일본 내 판매가격이 70만엔을 넘어서는 초고가 제품이지만, 그래도 상위 기종보다는 거의 60% 수준의 월등히 저렴한 가격 덕분에 고급 사용자들이 욕심 내볼 수 있는 사정권에 들어왔다.

물론 플래그십 모델과는 테이블의 재질이 마그네슘 대신에 듀랄루민으로, 바디가 알루미늄 대신에 철제 케이스로 대체된 정도의 차이는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편의상 X-03과 UX-3의 두 제품을 묶어서 소개하고 시청 리뷰는 UX-3에 대해서만 작성했다.

제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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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가능 디스크:DVD 비디오, DVD 오디오, SACD, CD, CD-R, CD-RW, 비디오 CD, DVD-R, DVD-RW  영상 출력:DVI 단자 1, S1/S2단자 1, 비디오 1, 컴퍼넌트 1, D1/D2단자 1  음성 출력:RCA1 계통(2 ch) 1, XLR1 계통(2 ch) 1, 광 디지털 1, 동축 디지털 1, i.Link1  워드 싱크 입력:BNC1  소비 전력:36W  최대 외형 치수:442W×153H×353 Dmm(돌출부 포함)  질량:23.5kg

제품 문의처 : 로이코 http://www.royco.co.kr 02-335-0006

외관 디자인은 좌우 대칭 형태로 안정 감이 느껴진다. 전면 패널에 두꺼운 알루미늄을 사용한 중후한 디자인을 채택하였으며, 버튼의 촉감도 묵직하다. 하위 기종과 확연히 다른 품격 높은 디자인 덕분에, 구매자의 만족도가 월등히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바닥에는 3점 지지의 묵직한 스파이크가 부착되어 바닥에서의 진동이 제품에 전해지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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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밀도의 턴테이블 시스템 VRDS-NEO 메커니즘

두 모델에는 티액이 자랑하는 VRDS-NEO 메커니즘이 탑재되었다. SACD와 DVD 재생에서는 CD 대비 최대 4.5배의 회전 속도를 갖기 때문에, 생각보다 큰 진동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진동은 디스크의 데이터를 읽어내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 티액의 설명이다. VRDS 턴테이블은 고속 회전 시에 안정된 읽기가 가능하도록 디스크 전체를 압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턴테이블 소재에는 듀랄루민을 채택하고 가공 정밀도를 높여 디스크면의 편차를 억제했다. 턴테이블 면에는 검은색을 칠해서 레이저 광이 반사되지 않도록 흡수한다. 

회전 모터는 3상 브러시리스 방식이며, 새롭게 개발한 네오디뮴 마그넷을 적용했다. 모터의 회전을 안정되게 유지하면서도 구동 전류의 변동성을 줄임으로써, 오디오 회로에 대한 영향을 감소시켰다. 스핀들 베어링에는 정밀 볼 베어링을 페어로 사용해 강성과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턴테이블 스핀들을 지탱하는 브리지는 10mm의 두께를 갖춰 스핀들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트레이는 얇은 알루미늄 절삭 부품을 사용하였으며, 오픈 버튼을 누르면 마치 예전의 마크레빈슨 No.39처럼 대단히 매끄럽고 우아하게 빠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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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베이스와 픽업부

픽업을 이동시킴으로써 레이저 광축이 리딩에서도 기울어지지 않는 구조를 갖고 있다. 티액 오리지널의 3상 브러시리스 모터를 사용했으며, 속도 귀환 제어를 실시하는 등, 응답성이 뛰어나서 도중에 끊어짐 없는 매끄러운 연속 이동이 가능하다. 픽업 읽기 정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픽업 베이스에도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베이스를 채택했다. 플래그십 모델인 X-01과 UX-1에서는 알루미늄 절삭 베이스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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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3의 오디오 출력부

오디오 출력은 플래그십 모델인 UX-1과 동일한 오디오 설계를 탑재했다. D/A 변환 장치의 전원부에는 전용 트랜스를 사용, 메커니즘 및 디지털 회로의 노이즈 유입을 방지했다. DAC 칩에는 음질적인 고려를 통해 버브라운의 24비트 DAC PCM1704를 채용하고 각 채널에 2칩을 사용하는 차동 구성으로 리니어리티를 향상시켰다. 수정 발진기는 오디오 DAC 기판 내에 배치하여 불필요한 지터 발생을 억제했다. 완벽한 지터 제거를 위해서는 티액의 고정밀도 외장 클럭 제너레이터를 BNC 단자로 연결할 수 있다.

멀티 채널 재생에는 IEEE1394(i.Link)로 대응하며, 고음질의 IEEE1394 회로로 양질의 디지털 전송을 획득했다. I.Link 입력을 갖춘 프로세서나 DAC와 연결하면 SACD의 멀티 채널 재생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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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3의 비디오 출력부

UX-3의 비디오 출력은 BNC 단자를 통한 컴포넌트 출력과 DVI-D 단자를 지원한다. DVI 출력은 저작권 보호를 위한 HDCP가 내장되어 있다. 프로젝터 사용 환경에선 큰 의미가 없겠지만, PAL의 NTSC 변환 출력도 지원한다.

I/P변환에는 제네시스의 파루자 FLI2310을 사용하여 경사면에 톱니 모양이 되지 않는 매끄러운 프로그레시브 영상을 얻고 있다. 파루자 디인터레이서는 소니와 파이오니아 제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DVD 플레이어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데논은 톱모델인 DVD-A1XV에서 Realta라는 새로운 디인터레이서를 채택했는데, 이 칩이 향후 하위 기종에 채택될 수 있을 지는 불분명하다. 데논의 현역기인 DVD-3910이나 DVD-2910 역시 파루자 FLI-2310을 사용하고 있다. 파루자 디인터레이서를 사용한 제품들의 경우 윤곽선이 다소 소프트한 화면이 되는 경향이 있는 대신에, 크로마 업샘플링 버그를 염려할 필요가 없다.

MPEG 디코더로는 미쯔비시 제를 사용했다. 또 비디오 DAC로는 현재 최고 사양이라고 할 수 있는 아날로그 디바이스 사제의 14비트/216MHz ADV7314를 채택했고, 인터레이스 방식으로 16배, 프로그레시브 방식으로는 8배의 오버 샘플링을 실시했다. 또 최고 퀄리티의 D/A 변환을 실현하여 노이즈 성분을 불필요한 대역으로 쉬프트 시켜 높은 S/N 비를 달성하는 NSV 처리로 고 정밀 영상을 구현했다는 것이 제작사의 설명.

메뉴는 기본적인 화질 조정 메뉴와 세팅 메뉴 만을 제공하여 거의 조정할 여지가 없다. 리모컨은 UX-3에 화면과 관련된 몇 가지 버튼이 더 부착되어 있다. 

시청
시청 기기로는 BAT VK-51SE 프리앰프와 VK-75SE 파워앰프, Thiel CS2.4 스피커를 주로 사용했고, SACD 성능의 테스트를 위해서는 데논의 DVD-A1XV 및 에이프릴 뮤직의 스텔로 CDA320 등과 수 차례 바꿔 가면서 CD 및 SACD 성능을 체크했다. 또 비디오 부분 테스트에는 편의상 OPHIT의 10미터 DVI 케이블을 통해 DLP 프로젝터인 삼성의 SP-H800BK에 연결해 스튜어트 HD130 80인치 스크린에 투사하여 시청했다. 마지막으로 다른 환경에서 SACD와 CD의 성능 테스트를 위해 문한주님께 시청을 의뢰했다.

화질
Realta 칩을 사용해서 현재 최고의 화질을 자랑하는 데논 DVD-A1XV와 수 차례 비교했다. 가격은 에소테릭이 훨씬 비싸지만, 오디오 부분에 투입이 많이 된 제품임을 고려하면 오히려 데논에 유리한 평가다. 비교 시청을 하게 된 이유는 기준을 데논에 두고 UX-3의 절대적인 화질을 평가하려는 의도였다. AVIA나 DVE의 테스트 패턴을 먼저 띄워보고 그 다음에 니모를 찾아서, 스타트랙 인서렉션 등 자주 보아온 타이틀들을 감상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나와 있는 고급 DVD 플레이어 중에서는 비교적 우수한 수준의 화질이었다. 투명하고 약간 색이 빠진 데논 플레이어와 비교하면, UX-3의 화면은 적색과 청색의 새추레이션이 강해서 붉은 부분은 더 붉고, 푸른 부분은 더 푸르게 보이는 듯 하다. 원색조의 화면에서는 조금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계조의 표현이 줄어들어 명암 대비가 뚜렷한 대신에 디테일이 다소 적은 단조로운 화면이 된다. 사람의 얼굴을 보면 확실히 붉은 느낌이 강하고, 피부 표면의 굴곡이나 머리카락의 디테일이 조금 적게 보여진다. 니모를 찾아서와 같이 원색조의 화면에서 조금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DVE의 테스트패턴을 살펴보면 빌로우 블랙과 어보브 화이트를 재생하지 못하며, 이것이 디테일이 적어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아래 사진은 각기 두 플레이어를 동일한 DVI 연결로 하고 서로 DVE로 세팅한 후에 촬영한 스틸 이미지다. 포토샵에서 리사이징 한 것으로, 두 제품의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으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란다. 원본 이미지를 비교해보면, 데논에서 봤을 때 유리에 뿌연 부분이 잘 나와서 물고기들이 아이를 유리 수조 속에서 보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또 머리카락의 가닥도 데논에서 더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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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on DVD-A1X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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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OTERIC UX-3

데논 DVD-A1XV는 파루자만이 가능하다는 비디오 에센셜의 성조기 스트라이프를 완벽하게 재생해서 필자들에게 감탄을 자아냈다. 역시 무척이나 재생하기 어려운 스타트랙 인서렉션의 도입부 장면에서 DVD-A1XV와 UX-3은 모두 흠잡을 데 없는 뛰어난 재생 능력을 보여준다. 카메라가 밭에 덮여 있는 짚 더미나 사각형의 지붕을 훑고 지나갈 때 두 플레이어 모두 초점이 또렷하며, 사각형의 지붕 모서리에 계단이 생기지도 않고 조금씩 미동을 보일 뿐이다. 굳이 차이점을 들면 사각형의 지붕이 좌우로 약간씩 흔들리는데, 데논에서는 지붕의 흔들리는 폭이 조금 더 작고 빠르다.

현 시점에서 DVD 플레이어들의 화질은 상당히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물량 투입과 감성 위주의 튜닝이 중요한 변수가 되는 음질과 달리 화질은 투입 부품이 거의 동일한 만큼 차이가 나타날 여지가 적다. 데논 DVD-A1XV가 워낙에 획기적인 제품이기 때문에, 다소 차이를 보였을 뿐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듯.

비디오 회로가 동일한 것으로 추측되는 상위 기종 UX-1의 경우 hometheaterhifi.com의 화질 평가에서 78점(컴포넌트), 73점(DVI)의 비교적 준수한 점수를 받았다. 고가의 부띠끄 플레이어 중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는 제품이라는 것이 화질 평가에 대한 설명이었다. 하지만 에소테릭의 화질은 가격을 고려할 때에는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예를 들어 홈시어터하이파이의 테스트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Oppo Digital - OPDV971H 같은 제품의 경우 가격이 200달러도 안 된다. UX-1과 마찬가지로 UX-3 역시 화질보다는 음질에서 평가 해야 될 제품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음질
다행히 에소테릭 UX-3의 SACD 사운드는 대단히 훌륭하다. 아마도 현 시점에서 SACD와 DVD-V 재생이 모두 가능한 유니버설 플레이어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최고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상급기인 UX-1 때문이다. 중급의 유니버설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마란츠 DV-9500이나 삼성 DVD-HD2000과는 투명도와 음장의 크기, 저음의 견고함 등에서 두 어 단계 정도 차이가 있다. 화질 면에서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심을 가질 만한 데논 DVD-A1XV 역시 에소테릭 UX-3에 맞상대하기엔 소리의 질감이 덜 매끄럽고, 소리가 깨끗하게 빠지지 못하는 등 한 마디로 역부족이다. 이와 달리 UX-3는 음질에서 만큼은 기존 DVD 플레이어의 범주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특히 SACD 재생 능력에서는 이전보다도 한결 향상된 데논에 비해서도 압도적이다. 이전에 DVD 플레이어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깨끗한 배경과, 정교한 디테일 등 발군의 재생 능력을 보여준다. 편성이 큰 관현악곡에서 이런 장점이 잘 드러나는 데 게르기예프가 연주한 세헤라자데나 전람회의 그림에서의 스케일감이라든지, 음장감은 정말 흡족할 만큼 잘 재생되었고, 조스 반 벨트호벤이 지휘한 채널 클래식스 녹음의 모짜르트 레퀴엠 음반에서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마치 바로 앞에서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에 아주 감탄했다. 

다만, 에소테릭 UX-3는 DVD-A 재생의 품질에서는 SACD 때처럼 맑게 갠 느낌이 조금 적어진다. 이는 DVD-A 포맷의 문제라기보다는 녹음에서의 차이라고 보여진다. 게다가 2채널로 감상할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믹스다운 처리하기 때문에 애초에 2채널 믹싱을 별도로 수록하는 SACD보다 나을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2채널 플레이어인 UX-3는 DVD-A 재생에서는 조금 덜 만족스럽다. 데논은 반대로 DVD-A 재생에서 상당한 능력을 발휘하는데, 팽팽한 저음이라든지, 관현악 합주에서의 울림 등은 DVD-A1 때부터 DVD-A 재생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CD 재생 실력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맞바로 비교하진 않았지만, 이전에 DVD 플레이어로 CD 재생 음질이 좋았던 Ayre D1x과도 충분히 견줄 만 하다. 많이 저렴하지만 전용 CD 플레이어인 에이프릴 뮤직의 스텔로 CDA-320과 비교하면 디테일이 조금 더 많고 저음의 확장감과 음장의 규모에서 좀 더 적극적이며, 확실한 느낌을 준다. 다만, 저음이 견고하게 들리는 타입이어서 부드러운 소리를 내는 시스템과 매칭에 유리할 것 같다. 아래는 문한주님이 평가한 내용이다.


UX-3의 소리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macho"다. 욤암이 분출되는 활화산이 연상될 만큼 에너지로 꽉 차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아무리 저역의 규모와 힘에 굶주린 사람이더라도 더 이상을 바랄 필요는 없을 정도다. 에밀 길렐스가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열정을 처음 들었을 때처럼 돌로 뒤통수를 쾅 두들겨 맞은 듯 머리가 핑 하게 돌게 하고 심장이 쿵쾅거리게 한다.

간혹 특정 대역을 강조해서 번쩍댄다거나, 해상력이 낮기 때문에 단조롭고 조야한 소리를 내는 제품에서 느껴지는 왁자지껄한 과장된 소리를 듣고서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착각이 들 때가 있는데 UX-3를 그런 제품과 비교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 일이다.
UX-3는 시끄럽고 요란한 소리를 낸다거나 튀는 일 없이 대역 밸런스는 잘 잡혀져 있을 뿐만 아니라 고역은 대단히 매끄럽게 연마되었고 세련되었다. 저역은 타이트하고 단정하다. “바닥을 긁어내는” 이라는 수식에 적합할 만큼 재생음의 규모가 크고 건실하다. 탑로딩 방식을 사용하지 않은 재생기 중에 탑로딩에 필적하는 저역의 충실성을 재현하는 것은 네임의 드로어 방식과 티악의 VRDS 메카니즘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효과적인 설계와 충실한 부품투입으로 노이즈 레벨을 낮추어 놓는데 성공해서인지 음악에서 배경은 매우 정숙하고 고급스럽다. 해상력이란 부분에서도 최신 디지털 오디오 제품이 가지는 수준을 모자람 없이 만족시키고 있다. CD나 SACD 둘 다 비슷한 경향의 소리를 내주는 편이다.

그러나 UX-3는 구미의 하이엔드 제품과는 다른 면이 있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서 변경되는 실제 소리의 굴곡(envelope)을 재생한다는 면에서 보자면 일본제품이 보편적으로 추구하고 집착하고 있는 성질을 공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정적인 소리에 대해서는 매우 정갈하고 맵시 있고 공들여 연마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데 반해서, 시간의 변화에 따라서 변경되는 다이나믹한 소리의 굴곡에 대해서는 충실하게 재생한다기 보다는 일부러 관성을 가지게 해서 뒤에 나올 소리를 균일하게 묻어 버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UX-3는 보편성과 객관성을 추구하는 여타의 제품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독특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되어야 될 것 같다. 에너지가 넘치는 소리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했었는데 이번에는 부작용에 대해서 언급하려고 한다. 어쿠스틱 악기가 때로는 인공적으로 들린다거나 음악의 섬세한 부분을 가리는 때가 있다.
미도리가 연주한 멘델스죤 바이얼린 협주곡 2악장을 SACD로 재생해 보면 바이얼린의 활 끝을 통해서 전달된 진동이 바이얼린 몸통의 떨림으로 확대되어 소리가 나온다는 어쿠스틱한 느낌을 주지 않고, 활을 갖다 대는 시늉만 하면 소리가 힘차게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 콘서트홀에 방문해서 듣는다는 느낌을 준다기 보다는 운동장에서 PA시스템을 통해서 확성된 바이얼린을 듣는 것 같기도 하고 뮤직비디오나 공연에서 립싱크 시킨 영상을 TV수상기를 통해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어떤 면에서는 와디아의 사운드와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스콜피온즈의 holiday라거나 퀸의 love of my life 같은 록발라드에서는 부숴지기 쉬운 애절함이 깃들인 감정마저도 강렬한 사운드에 파묻히면서 피상적으로 들리게 된다는 아쉬움이 든다.

UX-3는 piano보다는 forte를 지향하는 제품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어쿠스틱 악기의 소리를 재생하는 데에는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 테지만, 불패와 불멸의 강렬한 소리를 찾아 다니신 분에게는 확실한 대어감으로 손꼽힐만한 제품이 아닐까 싶다.
- 문한주

결론
에소테릭 UX-3에 대해서는 우수한 SACD 재생 능력과 수준급의 CD 재생 능력을 지닌 우수한 플레이어 겸, 최고 성능의 트랜스포트로 결론 내릴 수 있다.

고급 SACD 플레이어와 저렴한 DVD 플레이어를 구입할 경우, 결국 홈 시어터 사운드에서는 손해를 보게 된다. 반대로 적당한 가격의 SACD 플레이어와 고화질의 DVD 플레이어를 구입하면, 결국 CD 재생에서 원하는 만큼의 수준 높은 음질을 얻을 수 없게 된다. 이와 달리 UX-3은 CD 재생이 우수하고 멀티 채널 SACD는 i.Link 를 지원하는 AV 앰프로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외부 DAC를 연결하거나 워드 싱크를 통한 추가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트랜스포트로서의 물량 투입이 엄청나기 때문에, 돌비 디지털과 DTS 사운드 등의 홈 시어터 서라운드 포맷 재생 능력에서도 대단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UX-1에 비해서 크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엄청난 가격표는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VD 플레이어와 CD 플레이어를 따로 구입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용자에게는 현 시점에서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의 유용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