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Finite Elemente 1000Hz Resonator

hifinet 2009. 12. 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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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오디오 액세서리 중에서 가장 효과가 확실한 것 중 하나가 진동 관련 액세서리다. 간단한 스파이크 류에서부터 카본 소재의 받침, 자석을 사용한 공중 부양 제품까지 다양한 액세서리 제품들이 나와 있다. 넓게 보면 오디오 랙도 진동 관련 액세서리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디오의 사용 환경에서는 스피커에서 발생되는 음압에 의해서 오디오 기기에도 많은 진동이 발생한다. 특히 CD 플레이어나 진공관 프리앰프처럼 진동에 영향을 받는 기기들에는 진동 관련 액세서리를 사용해 볼 만하다. 진동 액세서리를 사용해보면 소리의 질감이나 이미징 등을 개선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 차이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 효과가 단순히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리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더라도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생기게 마련이다. 진동 관련 액세서리들은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오는 액세서리마다 모두 구입해서 테스트해볼 수는 없기 때문에 리뷰나 다른 이들의 사용 평을 읽고 잘 생각해봐야 한다.

Finite Elemente는 알려진 바처럼 궁극의 오디오 랙을 제조하는 브랜드다. 오디오 랙의 구조나 만듦새에서 이 회사 제품을 따라갈 브랜드는 없어 보인다. 물론 가격도 대단하지만 오디오 애호가들 중 많은 분들이 이미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디오 랙은 이미 갖고 있는 제품을 버릴 수 없으니 구입이 쉽지 않다. 하지만 Resonator라면 시도해 볼만 하다. 제작사의 설명으로 오디오 랙이 바닥 부분의 진동을 처리해주는 데 비해 Resonator는 기기 상부의 진동을 처리해주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넓은 대역의 진동 에너지를 열로 전환시켜서 소리 사이의 정적을 고요하게 해준다고 한다.

제작사에서는 이 제품이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Dortmund의 협력으로 개발되었다고 설명한다.

이 Resonator는 CD 크기의 원반 형태로 무게는 370그램에 불과하다. 바닥 부에는 3.5cm 크기에 불과한 작은 원형의 금속 재질이 붙어 있다. 겉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는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들어진 작은 날개가 바닥부와 연결되어 있으며 수평 방향의 별 모양으로 뻗어 있다. 글로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림을 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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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진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일반적인 블록 형태의 액세서리들을 사용하지만 이들은 실제로는 별로 효과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질량이 다른 두 물체가 붙어 있는 경우에 큰 물체의 진동 역시 작은 물체가 떠맡기 때문이다. 이것은 의도한 것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이며 따라서 진동 차단 효과를 얻는 일이 어렵게 된다.
반대로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바로 Resonator가 되는 것이다.

 


설치하기
묵직한 CD 플레이어 밑에 바닥에 받치는 진동 액세서리를 설치하려면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그에 비해서 이 제품은 사용하기가 매우 쉽다. 다만 기기의 중심 부분에서 빗겨난 부분에 설치하도록 권장되는 것뿐이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가운데 두면 별로 효과가 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여러 제품을 연결할 일이 많다 보니 바퀴가 붙어있고, 높이 조절이 용이한 쿼드라스파이어의 Q4 랙을 사용한다. 지금은 판매되고 있지 않은 BDR의 Those Thing과 Pyramid cone 외에는 별다른  진동 액세서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테스트 대상은 Ayre의 C-5xeMP SACD 플레이어였다. 아주 오래 전에 파이오니아 DVD 플레이어에 dCS의 Delius DA 컨버터를 연결해서 썼던 적이 있다. 당시에도 진동 액세서리를 테스트해봤는데, 그 중 인상적인 것은 Roller Block이었다. Ayre 역시 파이오니아의 DVD 플레이어를 메커니즘으로 탑재하고 있으므로 비슷한 상황이다.


들어보기

Resonator는 음색이나 밸런스 같은 중요한 특성을 변화시키지 않기 때문에 처음엔 특징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 피레스가 연주한 모짜르트의 피아노 소나타와 굴다가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들을 들어봤는데, 저음의 웨이트가 다소 증가한 느낌 외에는 뚜렷한 차이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중에 액세서리를 둔 것과 두지 않은 것을 반복해서 들어보니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Resonator는 소리가 나오는 공간을 투명하게 하고 중역 대의 디테일을 증가시켜 준다. 공간이 넓어지고 무대의 분위기와 열기가 보다 직접적으로 감상자에게 전달된다. 그 차이는 굉장히 미묘하지만 음악적인 효과는 엄청날 수도 있다.

에어의 C-5xe는 수입원에서 MP 업그레이드를 받고 나선 부드럽고 너그러운 표현을 하게 되었다. 현이나 목소리의 표현에서 거칠고 깔깔한 느낌이 사라진 것은 좋았지만 상대적으로 세밀한 느낌이 줄어들었다고 아쉬워했다. 처음에 C-5xe를 들여놓은 이유 중 하나가 다른 CD 플레이어에 비해 디테일 재생에서 놀라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Resonator를 올려 놓고 나서는 불분명한 부분들이 맑게 개이면서 앞이 환해지는 인상이다. 가수의 목소리 역시 깨끗하고 선명하게 부각된다. Resonator 단 하나를 사용해서 생기는 디테일의 변화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수준이 낮은 오디오와 수준 높은 오디오의 차이와도 같다.

사운드스테이지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스피커 사이에서 좁게 형성되던 4:3 화면 비의 좁은 텔레비전에서 와이드 스크린과의 차이라고나 할까. 공간의 좌우 폭이 넓어지면서 무대가 확 펼쳐지는 느낌이 든다. 늘어난 공간은 미세한 소리들이 아주 균일하고 매끄럽게 채워준다.

저음도 어택이 더 또렷해지고 의식하지 못하던 베이스의 소리가 자세히 들리게 된다. 수 백번 들어봤을 법한 제니퍼 원스의 Somewhere Somebody나 The Way down Deep에서 조차 그 동안 놓치고 있던 소리를 알게 되었다.
사용하던 오디오 시스템에서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여러 장의 CD를 계속 집어 들고 연달아 재생해 볼 수 밖에 없었다. 미심쩍은 작은 원반 하나에서 정말 놀라운 체험을 했다.


결론

시간이 지날 수록 시청 결과는 더욱 만족스러웠다. 물론 이 Resonator의 가격을 보면 과연 이 합당한 것인지 의아한 생각이 들 만하다. 하지만 이미 수준급의 소스 기기를 구입한 상황이라면 이 정도 비용을 지출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기는 정말 어렵다. 손쉽고 간편한 음질 향상의 유혹을 저버리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들어본 액세서리 중에서 세 손가락에 꼽을 만큼 효과를 본 제품 중 하나였고, 진동 관련 액세서리 중에서는 가장 놀라운 제품이었다. 수 백만원 짜리 케이블을 사용하기 전에 Finite Elemente의 Resonator부터 테스트해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